러 "가스 공급 계속 중단"…유럽 정부·기업, 에너지가격 급등 대비 분주

스웨덴과 핀란드, 전력 업체들에 필요시 유동성 제공 방침

 

러시아가 독일로 이어진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 점검 과정에서 기술적 결함이 발견돼 가스 공급을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유럽의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에너지 가격 인상을 각오하고 비상 대책 수립에 분주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노드스트림-1을 운영하는 가스프롬은 지난 8월 29일 3일간의 유지 보수를 위해 라인을 폐쇄했으며, 이달 3일부터 다시 재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보수 중 누출을 발견했다며 폐쇄기간을 무기한 연장했다. 이에 대해 유럽 각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서방과의 전쟁에서 가스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의 방침 발표 이후 스웨덴과 핀란드 정부 관리들은 전력 업체들이 필요로 한다면 이들에 유동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각국 정부와 산업계는 지난 여름 동안 예상치보다는 많은 천연가스를 비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가스인프라스트럭처유럽(GIE) 데이터를 인용해 독일이 가스 저장 수준은 전날(2일) 85.02%를 기록, 10월 목표치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가스와 전력 가격 급등은 막을 수 없었다. 유럽연합(EU)은 가격 급등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시장 구조조정 방안을 준비중이다. 전기 요금 폭등을 막기 위한 긴급 개입도 추진하고 있다. EU는 오는 9일 EU 에너지 관련 장관 긴급 회의를 개최한다.

유럽에선 올여름 장기간 폭염과 가뭄으로 수력 및 원자력 발전이 타격을 받았는데 가스 가격 인상은 에너지 난을 악화시켰다. 프랑스의 56개 원자로 중 절반 이상이 유지 보수와 부식 위험 평가 때문에 현재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올해 초, 낮은 바람 수위로 인해 곳곳에서 풍력 발전도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가스와 전기 요금은 급격히 뛰었다. 러시아 가스 사용 비중이 높지 않은 곳에서도 가격이 크게 올랐다. 러시아로부터 가스 차단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위협 속에 유럽 각국 정부는 주민과 업계에 가스 사용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부족시 에너지 배급 가능성을 경고해 왔다.

에너지 가격 급등은 유럽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료와 제철사 등 에너지에 민감한 업계는 생산 능력을 줄였다. 유리 제조에도 가스가 많이 사용된다. 맥주 업체 하이니켄 측은 유럽 내 유리병 생산 능력은 "유럽의 가스 가용성 및 가격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유럽 전역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스위스 제약사 바티스 AG도 "가스 공급 중단" 경우를 대비해 각국에서 비상 계획을 마련했다. 회사 측은 경유 등 필요시 다른 에너지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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