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한 오미크론? 그렇지 않다…美고령 사망자, 델타보다 더 많아

전체 사망사례 중 75세 이상이 전체 절반 이상

전체 확진자는 감소세…사망자 반영은 늦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 고령자들의 사망사례가 지난 1년 내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유행주인 오미크론 변이가 치명률은 낮지만 미접종자 또는 고령자와 같은 고위험자들에는 여전히 치명적인 것으로 보인다.

현지 전문가들은 당분간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고령자들의 백신 추가접종을 촉구했다.

◇1월 사망자 중 75세 이상 고령자가 절반…델타 유행때 보다 많아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백신 접종이 크게 일반화되지 않았던 1년전보다 더 많은 사망자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75세 이상 고령자나 의학적으로 취약한 사람들 그리고 백신 미접종자들을 중심으로 사망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일 미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관련 사망 사례는 3358명으로 최근 7일 동안 하루 평균 256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델타 변이가 유행했던 지난해 9월 초에 기록했던 약 2000명에 비해 휠씬 높은 수준이다.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델타 변이의 5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발생이 계속 늘어나면서 지난 5일에는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누적 90만명을 넘어섰다.

◇델타와 달리 청장년은 경증이 많아…취약계층 피해 더 커

델타 변이 유행 당시 백신 접종률이 높았던 고령층에 비해 접종률이 낮았던 중장년의 피해가 컸던 것과 반대로 오미크론의 경우 돌파 감염 사례가 많고 젊은 사람들은 경증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고령자 등 바이러스에 취약한 계층의 피해가 크다.

2021년 9월에 코로나19 관련 사망 사례 중 75세 이상 비율은 약 3분의 1 수준이었으나 지난달에는 전체 코로나19 사망자 중 해당 연령층의 비율이 절반이 넘는다. 75~84세 연령대와 85세 이상 코로나19 환자들의 경우 1월 사망자 비중은 각 26% 수준으로 전체의 50%가 넘는다. 2021년 9월 75~84 연령 사망자 비중은 전체 24%, 85세 이상 연령의 경우는 14% 수준이었다.

이는 하루 3000명 이상 사망자가 발생했던 2020년 말에서 2021년 초와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지역인 플로리다주의 경우 지난 겨울 코로나19 사망자들 중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이 약 85%까지 치솟았다가 델타 변이 유행 당시 60%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재 오미크론 변이 유행으로 사망자 중 고령자 비율은 다시 80% 수준으로 올라갔다.

현지 전문가들은 예방 접종을 받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사망률의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미접종 고령자들의 사망률이 급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카고 보건당국 또한 지난 1월 22일 기준 백신 미접종자 10만명당 사망자는 14명에 이른 반면 추가 접종자의 경우 사망자는 10만명당 약 1명 수준이라고 보고했다.

현지 의료기관인 에드보케이트 오로라 헬스의 로버트 시트론버그 전염병 및 예방 담당 이사는 "환자가 너무 많아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정말로 봐야할 부분은 사망률이다. 최근 발생한 거의 모든 사망 사례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나왔다"고 지적했다.

제이슨 셀라미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교수는 "델타 유행 시기엔 고령자들의 백신 접종률이 높았지만 돌파감염 비율이 높은 오미크론의 경우 부스터샷(3차접종)을 받지 않은 고령자들이 늘어난 것이 원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월에 접종한 백신은 추가접종을 받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오미크론은 젊은 사람들에게 덜 심각할 수 있지만 여전히 취약한 고령자들을 감염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 발생, 확진자보다 늦게 반영…치명률 낮지만 확진자 급증도 원인

오미크론 변이로 사망자가 많이 발생하는 원인은 우선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증으로 진행되는 비율이 낮아도 환자수 자체가 늘어나다보니 이전보다 중환자나 사망자 발생이 늘어날 수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내 델타 변이 유행때 하루 코로나19 확진자수는 30만~40만명을 기록했으나 오미크론 유행이 한창이던 1월 중순에는 하루 코로나19 확진자수가 2배가 넘었다. 지난 5일에는 미국 내 코로나19 관련 총 사망자수가 90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최근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사망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사망자 수가 확진자에 비해 늦게 나타나는 점도 있다. 확진자 중 일부 환자들이 중증으로 진행된 뒤 사망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8일 미국 현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9만4492명으로 지난 1월 18일 기록했던 하루 117만8403명의 약 6분의 1 수준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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