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캐나다 국경다리 트럭 점거 시위 13일째…"車-농산물 피해"

캐나다 곳곳 백신의무화 반대 시위 13일째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잇는 다리를 점거하는 시위로 경제적 피해가 우려된다고 양국 정부가 9일(현지시간) 밝혔다. 백악관은 미국과 캐나다 사이 국경 지역을 점거한 트럭 운전 기사들이 자동차와 농산물 업계에 피해를 줄 위험이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캐나다 정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며 13일째 지속중인 시위의 중단을 촉구했다.


◇ 백악관 "加 트럭 시위로 車-농산물 피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 지난달 말부터 7일 저녁까지 경적을 울리며 차량 시위가 이어졌다. 일부 트럭 운전자들은 미국 자동차와 농산물의 공급 경로이자 미국 미시건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를 잇는 앰배서더 다리에서 캐나다 방향 도로를 점거해 교통이 통제됐다. 캐나다 앨버타주의 다른 국경도로는 8일 저녁 이후 양방향 모두 폐쇄됐다. 

캐나다에서 '자유호송(Freedom Convoy)'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번 시위는 백신의무화 반대를 넘어 탄소세를 비롯한 다른 정치사회적 현안에 대한 불만까지 쏟아내는 성토장이 되고 있다. 

이번 시위가 양국간 국경도로까지 점거하면서 백악관은 경제적 피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9일 "캐나다와 미국의 모든 이들이 이번 봉쇄로 인해 잠재적으로 노동자, 공급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우리가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시간에서 캐나다로 향하는 미국 농산물 수출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될 우려 속에서 미시간주 포트휴런과 온타리오주 사리나를 연결하는 블루워터다리로 우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사키 대변인은 덧붙였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티프 매클렘 총재까지 나서서 신속한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캐나다의 주요 진입로가 계속 봉쇄되면 경제활동에 측정가능한 영향력을 끼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클렘 총재는 "글로벌 공급망이 이미 상당히 정체되어 있어 더 이상의 정체는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 도요타, 이번주 加 공장 생산중단

시위는 고용 차질도 불러 일으킬 수 있어 "추가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끝내야만 한다"고 빌 블레어 캐나다 비상대책부 장관은 말했다. 양국 국경을 잇는 다리가 폐쇄되면서 온타리오주 윈저에 위치한 스텔란티스의 자동차 조립공장에서는 이미 부품 부족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텔란티스는 8일 교대근무를 조기 종료했지만 9일 아침 생산을 재개할 수는 있었다고 밝혔다.

도요타자동차도 이번주 남은 기간 온타리오 공장에서 생산이 중단될 것이라며 트럭시위 등으로 인해 부품 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도요타자동차는 9일 "기상악화, 코로나19 관련 문제, 공급망 정체 등으로 인해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공장의 생산에 영향을 끼치는 부품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자동차 업계는 전세계에서 차량용 반도체 부품이 부족해 생산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 트럭운전자들은 평화적 시위라고 강조하지만 일부 오타와 시민들은 시위가 공격적이라고 진술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또 토론토에서도 일부 거리가 시위로 막히기도 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과학과 공공보건 원칙이 이번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에 대한 최선의 길이며 (종식을 향해 넘어갈 수 있는) 다른 편의 길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 계속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캐나다에서는 백신의무화와 같은 방역을 놓고 트루도 총리가 속한 집권 자유당과 야권 보수당 사이 갈등이 첨예하다. 오타와 시위에 참여한 많은 이들은 트뤼도 총리가 정치적 목적으로 방역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거리를 점거하는 시위에 대해 경찰이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는 비난이 일어나면서 관련 당국은 일요일 6일 밤부터는 거리를 점거한 원유트럭을 이동시키고 수 천 리터의 연료를 압수했다. 

당국이 한 지역에서 시위해산에 나서도 다른 곳에서 다시 시위가 일어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공공안전부의 마르코 멘디치노 장관은 "오타와에서 일부 도로가 뚫려도 윈저에서 불법 도로 점령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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