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화이자 '먹는 코로나 치료제' 최초 긴급 사용 승인
- 21-12-23
복용 대상, 중증화 진행 위험 높은 12세 이상 경증 환자
화이자, 즉시 국내 납품 가능…내년 공급량 1억2000만코스로 상향
22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의 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최초 승인했다.
알약형으로 복용이 쉬워 처방전이 있으면 구입해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다. 새 변이주 오미크론과의 싸움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FDA는 이날 중증화 진행 위험이 높은 경증 환자의 팍스로비드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연령대는 모든 성인이 대상이며, 아동은 12세 이상부터 사용 가능하다.
처방전을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시점부터 5일 이내에 가능한 한 빨리 투여해야 한다고 FDA는 밝혔다. 12시간마다 복용, 5일간 총 30알을 먹게 된다.
팍스로비드는 화이자가 개발한 알약 '니르마트렐비르(nirmatrelvir)'와 이미 시중에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에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 '리트로나비르'를 함께 복용하는 방식이다.
니르마트렐비르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자의 체내에서 복제되는 과정에서 복제 효소 작용을 차단하는 기능을, 리트로나비르는 니르마트렐비르의 체내 분해를 늦춰 효능을 높이는 기능을 각각 담당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화이자는 자체 임상에서 5일간 팍스로비드를 2200명에게 투여한 결과 입원·사망 확률을 88%가량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패트리샤 카바조니 FDA 산하 의약품 평가연구센터 소장은 "이번 승인으로 먹는 알약 형태의 코로나19치료제가 처음 도입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윌리엄 섀프너 밴더빌트의대 전염병 전문의는 "팍스로비드는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치료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말했다.
아메시 아달자 존스홉킨스 보건안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팍스로비드의 승인은 코로나19를 훨씬 다루기 쉬운 감염증으로 만드는 또 다른 단계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2가지 쟁점이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몇 주 안에 품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최적의 사용을 위해선 신속한 진단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먹는 치료제는 항바이러스제로, 코로나19 감염 초기 바이러스 복제 단계에서 신속하게 투약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치료제가 상용화되면 조기 검진이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품귀 우려는 벌써부터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미국 정부는 이미 팍스로비드 1000만 명분을 선주문해둔 상황이며, 미국 정부가 구매한 가격은 1000만 코스당 530달러(약 63만원)다 .
프랑스도 일정량을 선주문해 내달 공급받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의약품청(EMA)은 아직 승인 심사를 진행 중이지만, "회원국들이 감염 진단 초기 팍스로비드를 사용해도 된다"고 지난주 밝힌 바 있다.
화이자는 이미 18만 코스를 생산, 미국 내 즉시 납품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 공급 물량은 기존 8000만코스(한 코스당 30알)에서 1억2000만코스로 상향 조정했다.
아울러 화이자는 국제공중보건단체 의약품특허풀(MPP)과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복제약품제조사가 팍스로비드를 생산, 저소득 및 중위소득 국가 95개국에 공급하는 데 합의했다. 복제약은 내년 말 출시 예정이다.
이날 승인 소식에 화이자 주가는 0.7% 상승한 59.35달러에 거래됐다.
한편, 머크의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는 아직 FDA의 승인 심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30일 FDA 자문위원회의 승인 권고를 받았지만, 최종 승인은 지연되고 있다. 머크는 당초 임상 결과 입원·사망 예방 효과가 50%라고 밝혔지만, FDA 심사 과정에서 30%로 줄었으며, 임신부 사용 시 기형 위험 등의 우려가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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