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측 "여론 광풍에 비난 두려워 혐의 부인"…특검 "모순·거짓"

법원에 의견서 제출…샤넬 가방 수수 인정·그라프 목걸이 부인
건진법사 소개한 도이치 주가조작 1차 주포 피의자 신분 수사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샤넬 가방 등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며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의 무리한 수사 탓에 혐의를 인정하는 데 주저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모순되고 거짓된 태도에 바탕을 두고 앞으로 남은 공판에서도 혐의 사실 입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반박했다.

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김 여사 측은 지난 3일 법원에 낸 13쪽 분량 의견서에서 "김 여사와 무관하거나 객관적 근거가 전혀 없는 세간의 의혹에 기반한 수사가 개시됐다"며 "김 여사가 마약 310㎏을 밀수해 이를 내란자금으로 사용하려 했고, 대통령실이 나서 수사를 무마했다는 황당한 의혹까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언론 역시 이에 가세해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를 강요하고 있다"며 "소명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사실관계를 섣불리 인정하는 데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김 여사를 둘러싼 선동과 여론의 광풍 속에서 자칫 본인의 잘못을 넘어서는 과도한 비난과 책임을 짊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 그리고 탄핵과 구속으로 이어지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순간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했던 점에 대해 부디 참작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김 여사 측은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아 논란이 된 디올백 사건을 언급하며 샤넬 가방을 돌려준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김 여사는 부친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접근한 재미교포 목사로부터 받은 디올 가방과 이를 몰래 촬영한 영상 그리고 대선 기간 중 인간적인 교류로 인식해 편하게 응했던 기자와의 전화 통화 내용이 녹취돼 공개되는 일련의 사건을 겪었다"며 "정치인의 배우자로서 언제든지 의도치 않은 함정에 빠질 수 있고 누군가에게 이용당할 수 있는 험난한 현실을 절실히 깨닫고 전씨를 통해 수수한 가방 일체를 모두 반환했다"고 했다.

앞서 김 여사 측은 이날 오전 기존 입장을 번복하고 건진법사 전성배 씨로부터 두 차례 샤넬 가방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는 입장문을 냈다. 다만 샤넬 가방을 제외한 그라프 목걸이는 받은 적 없으며 샤넬 가방도 통일교 현안 관련 청탁 및 대가성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김 여사 측 의견서와 입장문을 접한 특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취재진에게 "그동안 특검 수사나 공판에서 본인 입장, 이어서 증인 심문하는 과정에서 보여줬던 그런 것들이 전부 다 거짓이라는 소리"라며 김 여사 측 해명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했다.

특검 관계자는 "저희는 이미 그러한 사실이 존재한다고 파악하고 기소해서 법정에서 입증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이제라도 일부 자백을 한다면 다행"이라고 했다.

특검 관계자는 '수수한 금품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김 여사 측 주장에 대해 "(두 차례 샤넬 백을) 받은 직후에 (김 여사는 자신의) 측근을 시켜서 매장가서 두 번 다 교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 받자마자 교환해서 사용하지 않았다는 취지인지, 교환하고 나서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취지인지는 모르겠다"면서도 "구두는 밑창을 보면 신었던 것인지 신지 않았던 것인지 문외한인 저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백(가방)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 사용감이 있던 부분이 있다"며 "(사용)감이라는 건 매우 객관적으로 보기 어렵지만 구두(의 사용감)는 객관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검 관계자는 금품 수수와 관련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입증 계획에 대해 "알선수재죄 구속 요건으로 공무원의 직무 관련 청탁 여부가 중요한 입증 사항"이라며 "여러 관련자 조사를 했고 증인을 비롯해 문자메시지 등 여러 정황상 청탁이 충분히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가 있다"고 했다.

이어 "쉽게 생각해 보면 고가의 명품을 왜, 어떤 이유로, 그냥 줄 리는 없지 않겠느냐는 게 상식"이라며 "특정 종교집단이 왜 그런 선물을 줬어야만 하는 것인가 하는 상식적인 질문에서 수사를 시작해 이후 입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해 최지우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2025.9.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자본시장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사건 첫 재판에 출석해 최지우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2025.9.24/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아울러 특검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불기소된 남성 이 모 씨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특검 관계자는 "김 여사와 관계되는 사람(이 씨)에 대해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피의자로 현재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 씨에 대한 피의자 소환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압수수색 여부, 증거물 관련 등 구체적인 수사 사항에 대해 특검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 씨는 2010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 '1차 작전 시기' 주포로 지목된 바 있다. 김 여사는 당시 이 씨에게 모 증권사 계좌를 맡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돼 검찰 수사도 받았지만 지난해 10월 최종 무혐의 처분됐다.

이 씨는 김 여사와 주식 거래 관련 관계를 넘어서 개인적으로 밀접한 사이로 지내며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김 여사에게 처음 소개해 준 인물로도 알려졌다.

특검팀은 최근 이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새로운 범죄 혐의를 포착해 재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7월 전 씨의 거주지 압수수색 과정에서 김 여사가 예전에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확보해 포렌식 한 결과 김 여사와 이 씨가 주고받은 각종 문자메시지 내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향후 이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전날 이 씨 관련 의혹이 불거지자, 언론 공지를 통해 "모두 허위"라며 "만일 A 씨가 중요한 사람이라면 이번 도이치 사건 증인으로 특검이 왜 소환하지 않았을지 되묻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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