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70% 접종 목표 '지각' 달성…확진세는 작년 여름보다 심각

백신 기피 지역 접종 늘어 고무적

당국, 접종 의무화·부스터샷 검토 등 총동원

 

미국 성인 70%에게 최소 1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목표가 2일(현지시간) 달성됐다.

독립기념일인 7월4일을 맞아 코로나19로부터의 독립 선언을 계획했던 당초 목표 시한보다는 한 달가량 늦어지 것이다.

지난 4월 이후 둔화해온 백신 접종에 다시 속도가 붙게 된 배경으로는 작년 여름보다 심각해진 확진세와 치솟는 입원율이 꼽힌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민·관 차원의 간접적인 백신 접종 의무화 제도를 통해 접종률을 더욱 높여 최근 폭증하는 확진세를 꺾어보겠다는 방침이다.

◇입원율 치솟는 가운데 둔화하던 접종률 반등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날 미국 전체 성인의 70%인 1억8076만2301명이 최소 1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했다고 밝혔다.

전체 인구의 49.7%인 1649만9666명은 경우에 따라 2회에 걸쳐 이뤄지는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쳤다. 미국에서는 모더나와 화이자, 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얀센 백신 3종이 접종 중이며, 이 중 모더나와 화이자는 2회에 걸쳐 주사를 맞아야 접종이 완료된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7월 4일까지 성인 70%를 접종한다는 목표를 발표하고 팬데믹 승리 선언을 다짐했지만, 정치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하고 저소득층과 소수 인종이 많은 남부와 중서부를 중심으로 접종률이 떨어지면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CDC에 따르면 미국의 일일 백신 접종 횟수는 지난 4월만 해도 300만회가 넘었지만 점차 둔화하기 시작해 지난달 초(7월 5일 기준)엔 38만여 회로 바닥을 쳤다. 이후 백신접종률은 반등하기 시작, 지난달 말일은 63만여회로 2배 가량 늘었다.

 

백신접종률이 증가한 배경으로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감염자 증가와 치솟는 입원율이 꼽힌다.

이날 AFP는 "입원율이 치솟으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백신 접종 목표가 뒤늦게 달성됐다"면서 "작년 여름보다 높아진 입원율로 접종에 속도가 붙었다"고 평가했다.

CDC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전국적으로 코로나19와 관련해 매일 6200여 명이 입원하며 300여 명이 사망하고 있다.    

◇지난주 신규 확진 7만명대, 작년 여름 정점 때보다 많아

더힐에 따르면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전국적인 코로나19 감염이 작년 여름 피크 수준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CDC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평균 신규 확진 건수는 7만2000건이었는데, 이는 백신이 없던 작년 여름 정점에 이르렀을 때(6만8700건)보다 높은 수준이다. 특히 여름 정점 이후 가을과 겨울에 감염자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기억을 갖고 있는 보건 당국으로선 이 같은 수치가 우려스럽다.  

특히 백신접종률이 낮은 '백신 기피 지역'에 신규 감염이 집중되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자이언츠 조정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감염의 3분의 1은 플로리다와 텍사스에서 발생했다. 최근 신규 확진의 약 17%가 백신접종률이 낮은 7개주에 몰려 있다.

다만 고무적인 것은 그간 백신접종률 둔화를 야기한 백신 기피 지역에서 접종률이 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자이언츠 조정관은 "각 주(州)에서 백신 접종률이 늘고 있다"면서 "특히 감염률 높은 주에서 일일 백신접종률이 2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루이지애나주는 지난주 일 평균 신규 백신접종자 증가율이 302%에 달했고, 미시시피 250%, 앨라배마 215%, 아칸소 206% 순이었다.

현재 가장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는 8개 주는 3주 전에 비해 하루 평균 171%의 예방접종률을 보였다고 자이언츠 조정관은 강조했다.

◇"완전접종자 돌파감염 입원·사망 확률 1% 미만"…접종 속도 '박차'

백신 접종 후에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돌파 감염의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코로나19의 돌파감염은 드물지만, 델타변이의 경우 기존 바이러스와 변이주보다 돌파감염을 일으킬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초기 연구는 시사하고 있다.

이에 CDC는 미 전역 카운티의 70%에 달하는 고위험지역에서 백신 접종여부와 상관없는 실내 마스크 착용 재개 권고 지침을 지난주 발표했다. 샌프란시스코 8개 카운티와 루이지애나도 이날 마스크 의무화를 발표하는 등 지역 당국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델타변이가 백신의 효능 관련 최대의 위협이 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백신접종자의 대다수가 입원과 사망 위험을 피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CDC의 누적 데이터에 따르면 7월 24일 기준 백신 접종으로 유병률은 8배 감소했으며, 입원과 사망은 25배 줄었다.  

무엇보다 백신을 완전히 맞으면 돌파감염이 되더라도 입원·사망에 이를 확률은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의료전문기관 '카이저패밀리재단'(KFF)이 CDC의 최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사람들 중 돌파감염돼 입원하는 경우는 0.004% 미만이었다. 또 돌파감염으로 사망하는 경우는 0.001% 미만으로 더욱 적었다. 즉, 1억6300만 명의 백신 완전접종자 가운데 약 6600건의 돌파감염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바이든 정부는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백악관 연설을 통해 연방 공무원의 백신 접종 '사실상 의무화'와 백신 접종자에게 100달러(약 11만원)씩 지급하는 인센티브 방침을 공식화했다.

지역 당국의 참여와 함께 구글과 페이스북, 디즈니와 월마트 등 기업을 중심으로 한 민간 부문에서도 직원의 백신 접종 의무 방침이나 인센티브 도입에 참여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아울러 연방 보건당국은 이스라엘처럼 면역력이 낮은 특정 집단에 대한 '부스터샷'(3차 접종) 필요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AFP는 전했다. 백악관은 지난달 화이자 백신 2억회분 구매 계약을 추가로 맺은 사실을 발표하며 부스터샷 접종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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