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오바마' 같은 맘다니, 뉴욕시장 눈앞…민주당 '걱정' 왜?

정치 4년만에 청년층 지지 힘입어 돌풍…130년만에 최연소 시장 전망
공직경험 부족·급진성향 단점…WP "자유시장경제 옹호 민주당에 경고등"

 

조란 맘다니(34)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가 4일(현지시간) 치러질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앤드루 쿠오모 무소속 후보를 누르고 제2의 '청년 오바마'가 될 수 있을까.

선거를 하루 앞둔 3일 뉴욕과 미국 정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만약 그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는다면, 맘다니는 뉴욕시 최초의 무슬림이자 인도계 미국인 시장이 된다. 또한 1889년 31세의 나이로 취임한 휴 J. 그랜트 전 뉴욕시장에 이어 130여년 만에 가장 젊은 뉴욕시장이 탄생한다.

2018년 시민권 얻은 이민자, 정계입문 4년만에 시장 후보로

맘다니는 1991년 우간다에서 태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잠시 어린 시절을 보낸 뒤 7살에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이주했다.

올해 초 데이팅 앱 '힌지'를 통해 만난 시리아계 미국인 아티스트 라마 두와지와 결혼했다. 어머니는 인도의 영화감독 미라 네어, 우간다 출신인 아버지 마흐무드 맘다니는 컬럼비아대 인류학 교수다.

명문 공립고인 브롱스과학고를 졸업하고 보든 칼리지에 재학하던 시절, 학교 최초의 팔레스타인 정의 학생회(SJP) 지부 설립을 공동 주도했다. 2014년 대학 졸업 후에는 '영 카다멈', '미스터 카다멈'이라는 랩 네임을 쓰는 래퍼로도 활동했다.

그는 퀸즈 전역에서 저소득 유색인 주택 소유자들의 퇴거를 막는 차압 방지 주택 상담사로도 1년여간 일했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은 2018년의 일로, 2020년 뉴욕주 하원의원으로 선출되며 뉴욕주 의회 최초의 남성 남아시아계·우간다 출신 의원이 됐다.

지난해 10월 뉴욕시장 출마 선언 당시만 해도 눈에 띄는 후보는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진보 성향 유권자와 청년들 사이에서 인지도를 서서히 높여 나가기 시작했고, 선거 캠페인이 소셜미디어 등을 중심으로 바이럴되며 지지율이 상승세를 탔다.

이후 유력 진보 인사들의 지지까지 얻으며 지지율이 우상향 곡선을 그린 끝에 지난 6월 민주당 시장 경선에서 쿠오모를 꺾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10월 2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가 사전투표 기간 중 선거 유세를 하는 가운데, 한 지지자가 맘다니를 지지하는 내용의 문구가 적힌 가방을 메고 이동하고 있다. 2025.10.27.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10월 27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서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가 사전투표 기간 중 선거 유세를 하는 가운데, 한 지지자가 맘다니를 지지하는 내용의 문구가 적힌 가방을 메고 이동하고 있다
얼음장 대서양에 '임대료' 외치며 뛰어들어…'MZ 감성'·파격적 공약 무장

스스로를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지칭하는 맘다니는 △임대 규제 아파트의 임대료 동결 △최저임금 인상 △시내버스 요금 무료화 △5세 이상 아동 무상 보육 △법인세·고소득자 증세 등 진보적 성격이 강한 공약을 내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청년 세대와의 소통 창구로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선거 전략도 또 다른 인기 요인이다. 여기에 세련된 감각을 갖춘 홍보 영상이 더해지면서 맘다니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500만 명, 틱톡 팔로워 160만 명을 확보했다.

지난 1월 1일 뉴욕 브루클린 코니아일랜드에서 "당신의 임대료!"라고 외치며 수트 차림으로 차가운 바다에 뛰어든 영상이 대표적인 예다. 얼음장 같은(freeze) 바다처럼 임대료를 동결(freeze)하겠다는 뜻이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후, 뉴욕 시민들을 직접 만나 대화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는 데 한몫했다. 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호의적인 노동자 계층과 이민자 중심 지역 사회를 찾아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이유는 무엇인지 직접 물었다.

그는 민주당 진보 진영의 상징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도 합류했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일 맘다니에게 전화를 걸어 30분간 통화하고, 추후 자신이 그의 조언 창구가 되어 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지지자들이 1일(현재시간) 뉴욕 퀸즈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 참석해 유세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2025.11.01.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지지자들이 1일(현재시간) 뉴욕 퀸즈에서 열린 유세 집회에 참석해 유세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급진적 견해·짧은 경력 약점…기성 정치권 향한 실망이 덮어

다만 공화당이나 뉴욕의 금융권 인사들은 물론, 민주당 내 온건파도 맘다니의 급진적인 공약과 발언을 문제 삼고 있다.

일례로 맘다니는 2020년 뉴욕 경찰(NYPD)이 "인종차별적이고 반(反)퀴어적이며 공공 안전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이 불량 기관의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이러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으며, 경찰 예산을 삭감할 의도가 없다고 해명했다.

정계 입문 전의 경력이라고는 비영리단체 상담사가 전부인 데다 정치 경력 자체도 짧다는 점도 우려를 사는 지점 중 하나다.

지난달 퀴니피악대가 뉴욕시 일반 유권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그가 '시장의 자격이 있다'는 응답은 39%였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47%로 더 높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주목할 점은 유권자들이 맘다니의 많은 결점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뉴욕 시민들이 기진맥진한 정치 기득권층이 제공하는 것들에 감흥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쿠오모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반(反)트럼프 행보로 전국적 주목을 받았지만 성희롱 의혹으로 사임했다. 민주당 소속 에릭 애덤스 현 시장 역시 잇따른 부패 의혹 속에 재선 도전을 접었다.

WP는 "자유시장론자들은 뉴욕에서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펼치는 데 실패했다. 맘다니의 성공은 친(親)기업 민주당원들에 대한 경고"라며 "미국식 자유시장경제가 개인의 삶을 개선했다는 점, 미국의 실패는 방종한 자유시장이 아니라 정부 개입의 결과라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아틀라스인텔이 지난달 31일~지난 1일 24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맘다니(44%)와 쿠오모(39%)의 지지율 격차는 5%포인트(P)까지 좁아지는, 쿠오모가 막판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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