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미 좋은 시-이매자] 물의 꽹과리

이매자(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물의 꽹과리

 

물이 꽹과리를 친다고?

암, 여러 번 들었다

초등학교 때

아들을 첩을

얻어서라도 낳지 않으면

쫓겨날 사정

작은 여자를 구해

한강 물 보이는 데다

집을 짓고 아빠 한 두어 주일

건너 거기서 자다 엄마와 내가

사는 단칸 셋방에 오셔서 잤다

엄마 뒷마당에서 아빠에게 등 목을 해줬다 

아빠 등에 찬물을 싹 끼얹는다

엄마 차례 부엌 대야에 더운물 붓고

아래를 비누질 싹싹 씻었다

짹짹 소리 

난 중학생이었지만

눈치는 빨라 그 소리가 꽹과리 소리로

들렸다. 엄마와 아빠가 우스운 것 한데요…

꽹과리 소리만 한 광고


그 십여 년 전 이태리의 베니스에서 들은

물소리 조용했지만 꽹과리보다 더 크게

내 신경이 곤두섰다. 그물은 건물 안, 지하를

채고 칭칭 계도 덮고 쪽배가 베니스강에서 건물 아래층으로

들락날락, 여행객들이 만돌린 치는 뱃사공한테 반해서

물이 건물 아래층을 채워 철렁 철렁거려도

겁을 안 내. 박물관 입장료 성큼 내고


“아 나폴리” 만돌린 음악에 엉덩이를 쿵 작작 들썩

물소리, 엄마의 뒷물 꽹과리 소리

중세기 식 조각 작품을 다닥다닥 붙여 

장식해 놓은 건물들 아래층을 채운 물에서

나는 꽹과리 소리 

나 봐라, 나, 

물이 건물 안에서 밤낮 자리 잡고 앉아

뱃사공의 아 나폴리 만돌린

소리와 물소리가 여행객 놀이 배에 부딪쳐

찰싹찰싹, 엄마가 아빠의 입술을 빨대 나는 쪽쪽 소리

잠이 들려는 나의 귓가에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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