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생태계' 구축이 '반독점' 부메랑으로…애플, 혁신은 언제쯤

 

美 '반독점법 위반' 제소·'DMA 시행' 유럽서 앱스토어 빗장 풀어

 

차세대 먹거리 '애플카'도 접어…6월 WWMC서 반격할까

 

애플이 성장 동력이었던 '독자적 생태계'에 되레 발목을 잡혔다. 미국에선 반독점 소송에 휘말렸고 유럽에선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막기 위한 디지털시장법(DMA) 조사 대상에 올랐다.

 

경쟁사 운영체제와의 연동을 의도적으로 막아 사용자를 묶어두던 전략이 이젠 '반독점'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혁신 경쟁에서도 밀린다. 10년을 공들였던 '애플카' 개발을 포기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서도 뒤처지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지난달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아이메시지를 통한 구별 짓기,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 독점, 애플페이의 다른 서비스 연동 제한 등 애플이 월등한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경쟁을 제한하고 있다는 게 미국 정부 판단이다.

 

아이폰 사용자끼리는 푸른색 말풍선으로 대화할 수 있지만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에겐 초록색이 뜬다. 이런 점이 아이폰을 벗어날 수 없게 하는 일종의 사회적 압력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애플 기기 간 자연스러운 서비스 연동이 자유시장 질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된 것이다.

유럽연합(EU)은 애플의 DMA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다. 이 법은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는 게 핵심이다. 폐쇄적 생태계를 열고 자사 서비스만 우대하지 말라는 것인데 애플을 비롯한 빅테크 6곳이 첫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애플은 이를 의식한 듯 앱 스토어 빗장을 풀었다. 이제 유럽 내 아이폰 사용자들은 앱 스토어 외 다른 앱 마켓에서도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애플은 그간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앱 개발자들로부터 최대 30%에 달하는 수수료를 챙겨왔는데 이를 포기한 것이다.

이런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주요 이슈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다 하필 '인공지능(AI) 대전환' 시대에 여러 난관에 빠지게 됐다.

서비스 및 사업 전략에서도 '혁신'을 찾아보기도 힘들다. 구글,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AI 투자를 확대하고 서비스 경쟁을 주도하고 있지만 애플 존재감은 미미하다. 2011년 AI 비서 '시리'를 먼저 공개할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

야심 차게 출시한 확장현실(XR) 기기 '비전프로'도 시장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비싼 가격이 걸림돌이다. 바턴 크로킷 로젠블랫증권 애널리스트는 "영화감상 외 영향력 있는 앱이 부족한 상황에서 훨씬 더 개선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엔 기대를 모았던 전기차 출시 계획도 접었다. 시장에선 애플의 AI 전략에 따라 기업가치가 재조정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관심은 자연스레 오는 6월 예정된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로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반독점 제재 이슈에 발목이 잡힌 상황에서 AI 전략마저 기대치를 밑돈다면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입지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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