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춤하자 배터리도 흔들…실적 한파에 '내실 다지기' 주력

테슬라 4Q 실적 컨센서스 하회…K-배터리 업계 실적도 '주춤'

테슬라, 소형 전기차 양산 준비…배터리업계는 고객사 다변화 나서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가 밸류체인 전반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물론 국내 배터리 및 소재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

올해도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고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자 전기차 및 배터리 업계는 돌파구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전기차·배터리 4Q 실적 부진…"올해도 어렵다"

지난해 연간으로 보면 전기차와 배터리 업계는 호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하반기 전기차 수요 둔화가 본격화하면서 4분기 실적은 고꾸라졌다.

28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51억6700만달러(약 33조6000억원)로 컨센서스(256억달러)를 밑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 3%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2년 4분기(16%)의 절반 수준인 8.2%에 그쳤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지속하면서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악화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시장 파이가 작아지면서 중국 전기차 기업과의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올해 매출 성장률이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중국 기업과의 가격 경쟁을 위해 2025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소형 크로스오버 전기차 생산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은 매출 성장세가 주춤할 거라는 게 테슬라 측 설명이다.

지난해 4분기 테슬라를 누르고 전기차 판매 1위에 등극한 중국 BYD도 2022년 전기차 판매량이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1~11월)에는 60.8%(SNE리서치 집계) 성장에 그쳤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LG에너지솔루션 제공). © News1 문창석 기자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LG에너지솔루션 제공). © News1 문창석 기자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업계도 4분기 들어 직격탄을 맞았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해 연간 매출액 33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일찌감치 미국 생산기지를 구축한 덕분에 6770억원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혜택을 받았다.

하지만 4분기에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3382억원으로 컨센서스보다 40% 정도 낮았다.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 2501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881억원에 불과하다.

배터리 출하량 감소와 메탈 가격 약세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 사업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본다. 올해 매출 성장률 목표치는 한 자릿수(4~6%)로 잡았다.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SDI도 4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4분기에도 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소재 업체도 비상이 걸렸다. 포스코퓨처엠(003670)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8.4% 급감한 359억원에 그쳤다. 엘앤에프(066970)는 4분기 2804억원의 적자를 냈다. 연간으로도 224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원가절감·포트폴리오 다변화·공급망 확보…'내실'로 활로 모색

배터리 업계는 업황 둔화를 극복하기 위해 원가 절감, 포트폴리오 다변화,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원가 절감 및 공급망 확보와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설비투자(캐펙스·CAPEX) 규모는 전년 수준(10조9000억원)으로 유지하되, 시장 수요에 따라 투자 속도를 조절할 예정이다. 또한 견조한 성장세가 전망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장에도 집중한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원재료 직접 소싱 영역을 전구체까지 확대하고, 밸류체인 직접투자도 강화할 것"이라며 "고정비를 절감하고 물류비와 유틸리티 비용 등 최적화도 강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006400)도 최근 캐나다니켈 지분 8.7%를 사들이며 핵심 광물 공급망 확보에 나섰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니켈 광산을 개발하는 크로퍼드 프로젝트의 니켈 생산량 10%를 확보하고, 상호 합의에 따라 15년간 니켈 확보량을 20% 늘릴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고객사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일본 상용차 기업 이스즈모터스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2170 원통형 배터리(지름 21㎜, 높이 70㎜)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규모는 1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SK온은 유럽 시장으로 진출하는 중국 전기차 기업과의 협력을 모색 중이다. 삼성SDI도 고객 다변화를 추진한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신규 고객을 지속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에코프로(086520)는 지난 9일 해외 광산 개발을 전담하는 '글로벌자원실'을 신설한 데 이어, 최근 대표이사 직속으로 인수합병(M&A) 전담팀을 꾸렸다. M&A팀은 에코프로그룹 산하 계열사의 인수합병 전략을 총괄하고 해외 제련소 및 광산 투자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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