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로 영구동토 해빙 우려…메탄 쏟아져 나오면 기후위기 "악순환"

노르웨이 연구진, 연구·시추용 유정 데이터 통해 영구동토 지하 메탄 확인

 

노르웨이 최북단에 위치한 영구동토층에 봉인 된 수백만 세제곱미터(㎥)의 메탄이 방출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를 28배 더 많이 발생시키는 물질이다.

13일 노르웨이 스발바르 대학 연구센터(UNIS) 연구진은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어스 사이언스'(Frontiers in Earth Science)에 영구동토층에 봉인된 천연가스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는 60% 이상이 빙하로 덮여 있다. 인류 정착지 최북단 중 하나다. 우리나라 북극 다산 과학기지는 스발바르 제도 뉘올레순에 자리했다. 이 지역 대부분은 2년 이상 영하 온도가 유지되는 영구동토다.

영구동토 아래 암석층에는 메탄을 포함한 화석연료가 매장돼 있다. 연구진은 화석연료 시추용·연구용 유정의 데이터를 분석해 스발바르 전역의 영구동토층 지도를 만들고 이 지역의 메탄 매장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내부 얼음 형성, 온도 변화, 드릴절단면 관찰 등을 통해 18개의 유정 중 8개가 영구동토 지대임을 확인했다. 모니터링 장치로 가스 유입을 탐지하니 영구동토 유정의 절반에서 메탄이 감지됐다.

아울러 조사된 유정에서는 영구동토가 메탄의 대기 방출을 막는 뚜껑 역할을 하면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압력이 측정되기도 했다. 연구진은 영구동토층 아래에서 메탄 기체가 이동한 흔적도 발견했다.

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영구동토가 더 얇아지고 조각나면서 메탄이 새어 나올 위험도 커진다는 점이다.

연구에 참여한 토마스 버첼 UNIS 박사는 "현재 영구 동토층 아래에서의 누출은 매우 적지만 빙하 후퇴와 영구 동토층 해빙과 같은 요인으로 인해 향후에는 닫아놓은 뚜껑이 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로 점차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여기서 풀려나온 메탄이 다시 기후변화를 가속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영구동토는 계절변화, 고도, 주변 해류의 영향 등으로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활성층이 존재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활성층의 분포는 점점 넓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발바르의 지질 및 빙하 형성 과정과 구조는 다른 북극권 지역과 유사하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메탄의 이동과 분출 위험은 더 광범위한 문제일 수 있다.

이미 국제사회는 메탄 문제를 해결하려고 2021년 9월 '글로벌 메탄 서약'을 발족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하겠다는 게 목표다. 우리나라 역시 2021년 11월 가입 후 이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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