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마스 절멸' 외치지만 뚜렷한 '최종목표'는 부재-로이터

가자 진입 이후의 뚜렷한 계획 부재…후폭풍 감당해야

아랍권 여론 악화와 난민 문제 등 고려해야 할 문제 산적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에 대응해 '철의 검' 작전에 돌입했지만, 뚜렷한 전후 계획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로이터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관리들은 전후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명확한 아이디어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사안에 정통한 미 정부 소식통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일부 보좌관들이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목표로 효과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지만 아직 '출구 전략'을 수립하지 않았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지난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가자지구에 대한 전후 계획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아랍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인구 230만명이 거주 중인 가자지구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점을 매우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지역 안보 소식통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최종 목표가 없다"며 "그들의 전략은 수천 개의 폭탄을 투하하고 모든 것을 파괴한 후 진입하는 것이지만, 그다음에 어떻게 되겠는가. 그 이후에 대한 출구 전략이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7일 이후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 3500명이 공습으로 사망했으며, 그중 약 3분의 1이 어린이인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서 정교한 계획 없이 이스라엘군이 진입한다면 민간인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그는 하마스에 대한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힘을 실어줬지만, 이와 동시에 9.11 테러 이후 미국이 저질렀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미국은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이라크와 아프간을 침공했다. 아프간에서 탈레반을 몰아내고 친미 성향의 정부를 수립했으나, 결국 2021년 철수하면서 탈레반이 재집권했다. 가장 큰 문제는 사상자였다. 이라크·아프간 침공으로 미국은 막대한 손실을 감당해야 했다.

카네기 국제 평화 기금의 중동 전문가인 아론 데이비드 밀러는 바이든의 방문이 이스라엘 지도자 베냐민 네타냐후에게 침공 전에 무력 사용과 가자 지구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과 같은 문제를 생각하도록 압력을 가할 기회를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민간인의 피해뿐만 아니라 아군 피해도 신경 써야 한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절멸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실제로 한 소식통은 베트남에서 미군에 저항했던 공산 게릴라 세력을 언급하며 "베트콩 땅굴을 어린이 놀이처럼 보이게 하는 지하 도시"라며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두 명의 지역 군사 전문가는 과거 가자지구에 대한 작전들은 하마스의 군사력을 약화시키긴 했지만, 단체를 완전히 제거하진 못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스라엘은 2008-2009년, 2012년, 2014년, 2021년에 하마스와 네 차례의 분쟁을 벌였고, 그중 두 차례는 제한적인 지상 침공을 감행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와 달리 이스라엘 지도부는 하마스를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공언한 적은 없었다.

미국 소식통은 미정부에선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완전히 파괴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스라엘군이 가능한 한 많은 하마스 대원을 사살하거나 생포하고 땅굴과 로켓 작업장을 폭파한 다음 이스라엘 사상자가 늘어나면 승리를 선언하고 철수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라고 내다봤다.

또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이스라엘의 무리한 진입으로 중동 지역 전체로 분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침공할 경우 조처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주말 미국이 이스라엘을 제지하지 못하면 이란은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진 않을 것이라 말했다. 게다가 팔레스타인의 피해가 커질수록 아랍권 대중들의 분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스라엘이 설령 가자지구를 점령한다고 하더라도 이 지역을 어떻게 통치할 것인가도 문제다. 카네기 국제평화기금의 중동 전문가 아론 데이비드 밀러는 하마스 이후 가자지구를 통치할 정부를 수립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에도 이번 분쟁이 대규모 난민 위기를 촉발할 위험이 있어 주변국들은 우려하고 있다. 또한 동예루살렘과 서안지구를 둘러싼 갈등도 깊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 지역 소식통은 분쟁이 가자 지구를 넘어 확산할 가능성에 대해 "최악의 시나리오가 무엇이든 더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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