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리고진 '암살'에 무게…"결국 푸틴이 승자"

미사일 피격설 vs 폭발설… "아직 확실한 가설 없어"

프리고진 정적들 권력 강해져…푸틴, 조직의 '대부'로서 역할 재확인


러시아 용병조직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사망에 대해 미국이 암살설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외신들은 다만 사망 원인에 대해서 미 당국이 여러 가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분명한 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등에게 상황이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미국 정부 관리 2명을 인용해 러시아 내부에서 발사된 지대공 미사일이 비행기를 격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사일에 의한 격추설에 대해 아직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이날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사일 격추설에 대해 아직 이를 뒷받침할 정보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우리가 어떻게 정보를 수집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양한 요인에 기초한 우리의 초기 평가는 그가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러한 정보가 부정확하다고 평가한다"면서 국방부는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비행기가 격추됐다고 "볼 만한 어떠한 정보나 징후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 당국자를 인용해 프리고진이 탑승한 비행기의 추락 원인이 미사일 때문이 아닌, 비행기 내부에 설치된 폭탄이나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예브게니 프리고진을 태운 것으로 알려진 민간 항공기를 향해 지대공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시사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며 이처럼 판단하는 이유에 관해 설명했다.

적외선 센서가 장착된 미국의 위성은 미사일 발사로 인한 열을 감지할 수 있는데, 비행기 추락 당시엔 아무것도 감지된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6월 말 무장 반란을 일으키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던 프리고진은 반란 사태 불과 두 달 만에 사망했다.

러시아 연방 항공 당국은 이날 트베리주에서 엠브라에르 레거시 600 항공기가 추락했다며, 10명의 탑승자 명단에 프리고진이 있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프리고진의 사망했다는 보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실을 알지 못하지만, 놀랍지는 않다"며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은 일은 별로 없다"고 반응했다.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단 소식이 전해진 이후 24시간 가까이 침묵을 지키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유족에 애도를 표한다"며 조의를 밝혔다.

베스 새너 전 미 국가정보국(DNI) 부국장은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실제로 프리고진에 대한 암살 명령을 내렸는지는 별로 중요치 않다며 "모두는 푸틴이 그렇게 했다고 믿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러시아 군 내부의 불복종 위험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요컨대 프리고진과 대립했던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등이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릭 그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러시아·중앙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푸틴이 조직의 대부(godfather)로서 그의 역할을 재확인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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