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뉴욕시, 맨해튼 빈 사무실 용도 변경…주택 2만채 공급 추진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정착, 공실 증가…맨해튼 사무실 10곳 중 2곳은 비어

규제 완화해 사무용 건물 주택 전환…세제 혜택 없어 건물주 참여는 미지수


미국 뉴욕시가 맨해튼 상업지구 내 사무용 건물에 용도변경을 허용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재택근무로 빈 사무실은 증가한 반면 주택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1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도심 주택 공급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애덤스 시장은 우선 타임스퀘어 남쪽 공업 지구를 주거 지역으로 재조정해 주택 개발을 촉진하기로 했다.

또한 맨해튼 일대 빈 사무실을 대상으로 용도 변경에 필요한 요건을 완화해 1990년에 완공된 건물도 주택으로 전환할 수 있게 했다. 현재는 지역에 따라 1977년 혹은 1961년 이전에 지어진 사무실만 용도 변경을 추진할 수 있는데 이를 10년 이상 앞당기는 것이다. 뉴욕시는 사무용 건물 리모델링을 통해 2만채의 신규 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뉴욕시가 이처럼 사무실 수를 줄이려고 하는 이유는 그만큼 맨해튼 공실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부동산투자업체 컬리어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맨해튼 사무실의 공실률은 17.4%로 업체가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세계무역센터가 있는 미드맨튼의 경우 공실률이 25.6%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빠르게 확산한 재택근무 문화가 감염병 유행이 끝난 뒤에도 남아 있는 여파로 풀이된다. 부동산펀드회사 더라이스너그룹은 지난 1월 조사에서 뉴욕 맨해튼 직장인의 10%는 주5일 중 한번도 사무실을 찾지 않는 완전한 재택근무를 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날 텅빈 사무용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연 애덤스 시장이 "세상이 바뀐 만큼 우리도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이와 달리 만성적인 주택 부족 문제는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중개업체 더글라스앨리먼에 따르면 뉴욕 주택 임대료는 코로나19 기간 저점을 기록한 이후 빠르게 반등해 신규 계약 기준 맨해튼 월세 중간가격은 4400달러(약 580만원)를 기록했다. NYT는 노숙자보호소에 기거하는 주민만 10만여명인 만큼 수십만채의 주택이 더 필요한 것으로 추정했다.

따라서 뉴욕시의 이번 용도 변경 계획은 사무실 공실과 주택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매력적인 방안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사무용 건물을 주거용으로 리모델링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드는 데다가 시 당국 차원의 세제 혜택이나 재정 지원은 전무해 얼마나 많은 건물주가 전환 사업에 동참할지는 불분명하다. 상업용 부동산 회사 워커앤던롭의 수잔 멜로 수석 부사장은 "대출기관이 주거용 전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 줘야 건물주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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