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드야, 친구 결혼식 가야될까"…구글 '생활 밀착형' 조언하는 AI 개발

NYT, 내부 문건·관계자 인용 보도…전문가 100명이 21가지 기능 테스트

사용자 맞춤 AI에 '주체성 상실' 경고…챗GPT·빙 열풍에 공격적 개발 나서

 

'내 결혼식에서 사회를 봤던 친한 친구가 이번에 결혼한다. 결혼식에 참석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식장 위치가 제주도다. 최근에 실직해서 여비가 너무 부담된다. 차라리 그 돈 축의금에 보태고 그냥 못 간다고 말해야 하나.'

살면서 한 번쯤은 해봤을 법한 이 같은 고충을 앞으로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물어볼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TY)는 구글이 사용자의 생활 밀착형 질문에 조언하는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내부 문건과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구글의 AI 연구소 딥마인드는 자사의 생성형 AI 챗봇 '바드'(Bard)를 이른바 '개인 코치'로 사용하는 새로운 도구들을 테스트 중이다. 이를 통해 실생활에 필요한 조언과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계획을 대신 수립하는 한편 학습에 대한 각종 팁을 제공하는 등 21가지 이상의 개인 및 전문 작업을 수행하도록 할 방침이다.

딥마인드 협력업체 스케일 AI 소속 관계자 2명은 구글이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소지한 전문가 100명을 모집해 개인 코치 기능을 테스트하는 단계라고 NYT에 전했다. 구글은 지난 4월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AI 프로그램 개발사 딥마인드를 인수하고 그룹 내 AI 연구인력을 딥마인드 런던 사무실로 통합했다.

구글은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사용자들이 AI의 개인 맞춤형 조언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주체성 상실을 경험하고 AI에 지각능력이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3월 구글이 바드를 일부 사용자에 한해 시범 운영하면서 챗봇을 통한 의료, 재정, 법률 자문을 금지한다고 밝힌 이유도 이러한 위험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픈AI가 지난해 12월 공개한 생성형 AI 챗봇 '챗GPT'가 출시 두 달 만에 월간활성사용자(MAU) 1억명을 돌파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면서 AI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구글도 위기 의식을 느끼고 관련 기술 개발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2월 오픈AI와의 기술협력을 토대로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 챗GPT를 접목해 검색 패러다임을 바꾼 게 결정적이었다.

지난 5월 바드를 전면 출시한 구글은 이메일을 비롯한 자사 기존 제품에 차례로 생성형 AI 기술을 통합하고 있다. NYT는 구글의 개인 맞춤형 AI 개발에 착수한 것을 두고 "AI 분야 선두에 서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시급한지를 보여주는 신호이자 AI에 개인의 민감한 작업을 맡기려는 의지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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