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골 휘며 韓잼버리 보냈는데 애들 악몽"…지구촌 부모들 분통

폭염속 물통 깨져 줄줄, 화장실 위생 경악, 식사 부실

"비용 만만찮은데…자녀들 인생 귀중한 추억 날렸다"


"한 시간에 1리터씩 마시라면서 정작 받은 물병의 3분의 1은 깨져서 새던데요. 물 받으러 가려면 더위 속에서 10분을 걸어가야 해요"

2023 제25회 새만금 국제 잼버리에 참가한 한 영국인 대원이 5일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인터뷰에 응한 총 30명의 참가자는 일제히 부실한 현장 운영을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스카우트 단장은 잼버리 시설 내 화장실이 불결했으며, 제공되는 식사는 영양 균형이 맞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우리가 낸 만큼의 경험을 얻지 못했으니 돈이 아깝다"고 덧붙였다.

특히 화장실에 대해서는 '보건상 위험'이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BBC는 보도했다. 

영국이 조기 철수를 결정한 다음에도 서울행 버스에 오르기까지 이들은 폭염 속에서 한 시간도 더 기다려야 했다. 결국 일부 아이들이 쓰러져 구급차를 불러야 했다.

일간 이브닝스탠더드에 따르면 지금까지 온열질환 증세로 치료를 받은 사람은 최소 108명에 이른다. 이들 중 대부분은 회복된 것으로 파악됐다.

영국 팀은 BBC 뉴스에 며칠간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주최 측에 해결할 기회를 주었지만 이제 모든 대원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잃었다고 했다.

6일 오전 서울 용산의 한 호텔 로비에 모여 휴식을 취하는 영국 스카우트 관계자의 다리에 벌레 물린 자국이 남아있다 2023.8.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6일 오전 서울 용산의 한 호텔 로비에 모여 휴식을 취하는 영국 스카우트 관계자의 다리에 벌레 물린 자국이 남아있다 2023.8.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참가자의 부모들은 인생 경험을 위해 한국으로 떠난 아이들의 꿈이 악몽이 됐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17살 난 아들 코리의 잼버리 참가를 위해 6500달러(약 850만 원)를 지불한 미국 버지니아 출신의 크리스틴 세이어스는 로이터통신에 아들의 꿈이 악몽이 됐다고 말했다.

세이어스는 "그(아들)는 그것이 얼마나 많은 돈인지, 그를 보내기 위해 우리 가족이 어떤 것들을 양보했는지 잘 알고 있다. 그 돈으로 우리는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잼버리에 아들을 보낸 애나멜 셰클턴은 지역 라디오에 "음식도, 그늘도 부족하다. 위생 상태도 안 좋다"고 들었다며 "서울에 도착한 후에도 호텔 방을 제공받지 못해 회의장 바닥에서 수백 명이 잤다고 들었다"고 걱정했다.

5일 게재된 영국팀 대원 부모의 소셜미디어 게시물. 스카우트로부터 언론에 접촉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출처 : @PeterNaldrett X계정)
5일 게재된 영국팀 대원 부모의 소셜미디어 게시물. 스카우트로부터 언론에 접촉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출처 : @PeterNaldrett X계정)


일부 학부모 언론과 대화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두 자녀를 잼버리에 보낸 피터 날드렛은 소셜미디어(SNS) X(구 트위터)를 통해 "스카우트가 부모들에게 언론과 접촉하지 말라고 했지만 의식을 고취하고 관계 기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글을 게재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카이뉴스에 "한국인들이 조직을 엉망으로 했다. 정부가 현장 통제를 맡게 됐지만 여전히 엉망이다"고 맹비난했다.

영국의 한 스카우트 단장은 "아이들이 일생에 한 번뿐인 기회가 부실한 준비로 날아갔다는 사실에 속상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