弱 달러에 위험자산 '청신호'…주식·원자재·신흥국 호재

미국이 마침내 디스인플레이션 모드에 들어 가면서 달러에 더 큰 하방 압력이 가해졌고 전세계 위험자산이 다시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지난해 달러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13% 폭등하며 20년 만에 최강세를 보였지만 이제 15개월 만에 최약세로 내려왔다. 인플레이션이 예상을 하회하며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거의 끝났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고 달러가 더 빠르게 힘이 빠졌다.

달러는 세계금융 시스템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달러가 계속 떨어지면 다른 다양한 자산이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로이터는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먼저 달러 약세는 해외에서 돈을 벌어 들이는 미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러셀1000기업 분석에 따르면 올해 시장 상승을 주도한 일부 대형 성장기업이 포함된 미국 기술부문은 매출의 50% 이상을 해외에서 창출한다.

또 달러로 표시되는 원자재는 해외 구매자에게 더 저렴해지며 원자재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 S&P/골드만삭스 원자재 지수는 이달 4.6% 상승해 10월 이후 최고를 기록중이다.

달러가 떨어지면 달러로 표시된 부채의 상환부담도 낮아지며 신흥국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MSCI신흥국 통화지수는 올해 2.4% 상승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알바이스 마리노 외환전략가는 로이터에 "달러 약세와 근본적인 원인인 인플레이션 둔화는 시장 입장에서 미국 이외의 자산에 호재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최근 며칠 동안 미 국채수익률이 떨어지며 달러 매력이 줄었고 일본 엔부터 멕시코 페소까지 다양한 통화가 강세를 보였다.

코페이의 칼 샤모타 수석 시장 전략가는 "외환시장에 기술적 지지선이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며 "달러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시작하기 전 수준으로 급락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위험에 민감한 통화가 녹아 내리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가 계속 하락하면 달러로 자금을 조달한 캐리트레이드와 같은 외환 전략으로 벌어들이는 이익이 늘어날 수 있다. 달러 캐리트레이드는 달러를 매도해 다른 고수익 통화를 매수해 차익을 실현하는 거래를 말한다.

달러 약세로 올해 캐리트레이드의 수익성은 이미 증명됐다. 코페이에 따르면 달러를 매도하고 콜롬비아 페소를 매수한 투자자는 올들어 25% 수익을 거뒀고 폴란드 즈워티는 13% 수익을 올렸다.

아문디US의 파레시 우파드야야 채권통화 전략 이사는 달러 약세를 전망하며 카자흐스탄 텡게, 우루과이 페소, 인도 루피의 상승에 베팅한다. 그는 "현재 상황을 보면 달러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암울하다"며 "달러가 계속 하락하면 캐리 트레이딩이 번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 약세는 나머지 각국의 통화 정책에도 일종의 안도감을 제공할 수 있다. 달러가 떨어지면 자국 통화가 자동적으로 지지를 받아 그동안 환율을 방어하기 위한 달러 유동성 소진의 필요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이 가슴을 쓸어 내릴 수 있게 됐다. 이번주 달러는 엔화 대비 3% 하락해 주간 낙폭으로는 1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그동안 엔화 약세는 수입에 의존하는 일본 경제에 문제를 일으켰고 지난해 외환 당국은 1998년 처음으로 환율 시장에 개입했고 최근 재개입 기대감이 높았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케네스 브룩스 통화 전략가는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 투자자들이 최근 몇 달 동안 엔화에 쌓아온 대규모 약세 포지션을 풀고 엔화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물론 달러 약세가 호재만은 아니고 위험도 따른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경우 중앙은행 연준의 매파적 성향에 베팅을 불러 일으키며 달러 약세 베팅이 완화할 수 있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기는 했지만 경제가 다른 국가에 비해 강한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어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단기적으로 달러의 낙폭이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모넥스USA의 헬렌 기븐 외환 트레이더는 연준이 다른 중앙은행들보다 먼저 금리인상 사이클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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