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사망' 프랑스 분노 시위 사흘째…마크롱, 긴급 귀국해 대응 논의
- 23-06-30
시위 점점 과격해져…파리 나이키와 자라 매장 등 약탈
유엔 "프랑스 경찰 인종차별 문제 해결돼야"
프랑스에서 교통 검문을 피하려던 알제리계 17세 소년이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과 관련해 전국적인 시위가 사흘간 지속되고 있다. 시위는 자동차가 불에 타고 상점들이 약탈당하는 등 과격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긴급 귀국해 위기 대응을 논의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엘리자베트 보른 프랑스 총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질서 회복을 위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 이날 밤 시위대와 경찰 간에 충돌이 있었고 파리의 나이키와 자라 매장 등 여러 상점들이 약탈당했다고 전했다.
지방 당국에 따르면 일부 지역은 경찰서에 화염병이 투척됐고, 북부 릴에서는 초등학교와 구청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공공 건물도 시위대의 표적이 됐다.
마르세유 도심에서는 도서관이 파괴됐고, 인근에서는 경찰이 100~150명의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최루탄을 사용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과 헌병대를 포함해 약 4만명이 여러 도시에 배치됐고, 파리 인근 지자체에는 야간 통행금지령이 발령됐다. 북부의 릴에서는 공공 집회가 금지되기도 했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내무장관은 지금까지 667명이 체포되고 진압 과정에서 249명이 부상을 입었으나 중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27일 17세 나엘이 교통 단속 중 총에 맞아 사망하는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면서 국민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당시 교통 경찰은 운전대를 잡고 있던 나엘이 차량으로 자신을 위협했기 때문에 발포했다고 주장했지만, 영상에는 경찰관들이 일방적으로 총을 겨누며 운전자를 향해 "머리에 총을 쏘겠다"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분노를 일으켰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직후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경찰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아들의 목숨을 앗아간 한 사람을 탓한다"면서 당시 경찰관은 "아랍인 같은 어린 아이를 보고 그의 목숨을 앗아가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엔은 프랑스 경찰의 심각한 인종차별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은 제네바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지난 화요일 프랑스에서 북아프리카계 17세 소년이 경찰에 의해 살해당한 사건을 우려한다"며 "우리는 자발적 살인 혐의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프랑스가 법 집행에서 인종주의와 차별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심각하게 다뤄야 할 순간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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