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이견 속 '긴장 관리' 필요성 공감…블링컨 '방중 계기' 고위급 교류 재개키로

블링컨, 18~19일 중국 방문 일정 마쳐…이틀간 친강-왕이-시진핑 順 회담

시진핑 "미중 관계, 상호 존중·평화적 공존 바탕돼야"…블링컨 "中과 충돌 원치않아"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의 방중 일정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만남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블링컨 장관은 이틀간의 방중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 시진핑 주석을 예방해 약 35분간 미중 관계를 관리해야한다는 양국의 공통된 입장을 확인하는가하면, 우크라이나·대만·북한·러시아 등 다양한 국제 현안에 대한 입장을 주고 받았다. 

로이터·AFP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을 종합하면 블링컨 장관은 방중 마지막 날인 19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을 예방했다.

블링컨 장관이 방중 일정을 시작함과 동시에 국제사회는 두 인사의 회담 가능성을 제기했는데, 이번 만남이 성사되면서 연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회담이 마련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또 양측이 고위급 소통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그간 미중 사이에 고조돼온 긴장감이 당분간은 안정을 찾을 것이란 낙관론도 나온다. 

◇ 시진핑 "미중 관계 관리해야"…블링컨 "중국과 충돌 원치않아"

이날 시 주석은 블링컨 장관을 만나 국제 사회가 안정적인 미중 관계를 원하고 있다면서 상호 존중과 평화적 공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또한 시 주석은 중국이 미국의 이익을 존중하는만큼, 미국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 역시 중국의 권익, 특히 대만 문제에 있어 내정 간섭을 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 각자의 성공은 서로에게 위협이 아니라 기회다. 양국은 역사, 인민, 세계에 대해 책임지는 태도로 미중 관계를 잘 관리하고 세계 평화와 발전에 기여해 혼란한 세계에 안정과 확실성을 불어넣어야 한다"면서 "두 강대국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상호 존중, 평화 공존, 상생 협력으로 서로 잘 지낼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어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중국 측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 함께 노력을 기울이고 발리(지난해 미중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도달 한 합의를 견지하고 긍정적인 입장을 행동으로 옮겨 미중 관계가 안정되고 좋아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양국이 책임과 의무를 갖고 양자 관계를 잘 관리해야 한다고 믿는 것이 미국과 중국, 나아가 세계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 체제의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다. 중국에 대한 동맹을 강화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하지 않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준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블링컨, 시진핑 예방 후 기자회견…"미중 관계·우크라·북한·러시아·대만 문제 논의"

블링컨 장관은 귀국하기 전 주중 미국 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중이 관계 안정화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했으나 광범위한 의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분명한 입장차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 미중은 모두 관계를 안정시켜야한다는데 동의했다"면서 몇 주 동안 미국 고위 관리들이 중국을 추가로 방문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미중 관계 외에도 시진핑 주석과 중국이 레드라인으로 여기는 대만 문제부터 북한, 우크라이나 문제까지 광범위한 분야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블링컨 장관은 시진핑 주석에게 중국이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언급했고, 중국 측으로부터 러시아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중국 기업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을 러시아에 제공할 가능성에 대해 '매우' 경계해야 한다고 시 주석에게 우려를 전달했다.

블링컨 장관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이 대만 해협에서 도발적 행위를 벌이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또,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이 북한의 위험한 행동을 억제할 것을 촉구했다.

◇ 블링컨, 방중 계기 고위급 회담 재개키로…미중 관계 낙관론·회의론 동시 존재

미중이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고위급 회담을 재개하기로하면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과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의 방중 가능성이 높아졌고 친강 부장 역시 적절한 시기에 워싱턴을 방문하라는 블링컨 장관의 초청을 수락했다.

여기에 오는 9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이번 만남으로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을 억제하는 것에서 방향을 완전히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는 높지 않다.

중국 난징대학 주펑 교수는 "양측은 중-미 관계가 정상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주요 국가들 사이의 관계는 경쟁, 협력 그리고 대화를 필요로 한다. 그것은 상호작용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이 자국의 우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면 당연히 중국이 (그들의) 우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여전히 이 기회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국 관계가 다시 틀어질 우려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날 왕이 위원은 "미국이 '중국 위협론'에 대한 억측을 중단하고, 중국에 대한 불법적인 일방적 제재를 해제하고,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억압을 포기하고, 중국 내정에 대한 자의적 간섭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이 문제(대만)에 대해 중국은 타협이나 양보의 여지가 없다. 미국 측은 세 차례의 미중 공동성명에 명시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진정으로 고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며 '대만 독립'에 분명히 반대해야한다"고 했다.

 

한편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은 블링컨 장관 취임 이후 처음이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이 지난 2018년 10월 다녀온 뒤 약 4년8개월 만이다.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대면 회담을 실시한 이후 긴장 관리 차원에서 소통 채널을 열어 놓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2월 자국 본토로 흘러들어온 기구가 '정찰용'이라면서 격추에 나서는가 하면, 중국이 러시아군에 살상 무기를 지원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미중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여기에 중국의 엄중한 경고 속 권력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이 미국을 방문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회담한 계기로 미중 관계는 더욱 틀어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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