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삼엄한 경계 속 뉴욕 도착…"마녀사냥, 美가 지옥으로"

익일 기소인부절차 앞두고 맨해튼 트럼프타워 도착

'친트럼프 폭력 시위' 우려해 뉴욕시 당국 경계 삼엄


'역대 미국 대통령 최초 기소'라는 불명예를 안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에서 뉴욕 맨해튼에 도착했다. 그는 다음날 오후 2시경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리는 기소인부절차(arraignment)를 앞두고 자신의 건물 트럼프타워에서 머물 예정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삼엄한 경비 속에서 이날 4시15분쯤 맨해튼 5번가에 위치한 트럼프타워에 도착했다. 건물을 걸어 들어가면서 그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플로리다 자택에서 비행기를 타고 뉴욕 트럼프타워에 도착하기까지 트럼프의 동선과 관련해 "그의 자동차 행렬을 추적하는 헬기와 함께 미 전체 방송국 채널에서 생중계되는 역사적인 여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는 플로리다에서 뉴욕으로 가는 동안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SNS) 트루소셜을 통해 "그들은 나를 뒤쫓지 않을 것이고 그들은 당신을 뒤쫓을 것"이라며 "저는 그들의 길을 막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 인근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뉴욕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자신이 만든 소셜미디어에 "마녀사냥(Witch Hunt), 한때 위대했던 우리나라가 지옥으로 가고 있다"는 글을 게시했다. 

앞서 '트럼프 충성파'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조지아)을 주축으로 친트럼프들이 뉴욕에서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면서 뉴욕시 당국은 자칫 해당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타워 앞에서 그를 기다리던 비토 디치아라(71)는 "민주당이 선거 개입을 이(트럼프 기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이날 폭력적으로 시위를 하는 사람은 "당신이 누구든 간에 체포돼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그린 의원을 직접 언급하며 그를 포함한 지지자들에게 "도시에 있는 동안 얌전하게 있어라"라고 직격했다. 뉴욕시 당국은 법원 인근에 무수한 경찰 인력을 배치하고 주변 도로 및 법원 고층을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뉴욕주 법원 대배심이 지난달 30일 트럼프에 기소를 결정했다. 이로써 그는 미 대통령 역사상 최초로 기소된 불명예를 짊어지게 됐다. 다음날 진행되는 기소인부절차에서 다른 피고인들과 동일하게 머그샷(범인 식별용 얼굴사진) 촬영, 지문 스캔 및 유전자 채취, 미란다 원칙(피고인 법적 권리) 고지 등 일련의 기소 절차를 밟게 된다.

기소장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아직 구체적인 혐의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AP통신에 따르면 최소 1개의 중범죄를 포함해 복수의 혐의를 받고 있다. CNN은 보다 구체적으로 30개 이상 혐의로 기소됐으며 업무 기록 조작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주 검찰은 '포르노 여배우 성추문 입막음' 관련 수사를 정조준하고 있다. 2016년 대선 승리를 며칠 앞두고 당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최측근이었던 마이클 코언 당시 개인 변호사를 시켜 자신과 성관계를 가졌던 성인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입을 막기 위해 13만달러(약 1억7017만원)를 건넸다는 것이다.



단순 입막음용 대가 지급 행위는 불법이 아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코언이 해당 금액을 '변호사 비용'으로 기재하면서 트럼프가 문서 위조에 가담했다는 의혹이다. 그러나 뉴욕법상 업무상 위조 혐의는 경범죄에 해당해 벌금형에 그친다. 징역 최대 4년형을 선고할 수 있는 중범죄로 사건을 키우기 위해서는 추가 혐의가 필요하다.

이에 주 검찰 측은 선거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허위 문서 기재가 선거법 위반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게 증명되면 중범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입막음 비용이 대선 승리를 위한 정치자금으로도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코언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선거자금법 위반 등으로 2018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트럼프가 스토미 대납 건을 승인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트럼프는 성추문, 허위 기재 모두 부정하고 있다. 오는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기소를 "역사상 최대의 정치적 박해", "마녀사냥"이라고 호소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 이번 기소를 주도한 앨빈 브래그 뉴욕주 검찰총장은 2021년 11월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당선돼 이듬해 1월 취임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주 검사가 대선을 둘러싼 선거법 위반을 다른 전례는 없다. 

트럼프는 익일 기소인부절차에서 자신의 기소 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할 전망이다. 이후 플로리다 자택으로 돌아가 지지층을 상대로 연설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기소 건이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유리할지, 불리할지는 현재로선 판단이 어려운 가운데 익일 공소장 공개가 그 시금석이 될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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