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매수 안 통했다…월가 스타들마저 '-19%' 처참한 성적표

블룸버그, 올 증시 강세론자들 전망 실패 조명

내년 지수도 하향…"S&P500, 5000선→4200선"

 

세계 금융의 중심 월가에서 내로라하는 톱스타들 조차 올해 증권시장의 붕괴를 예견하지 못하고 기습을 당했다. 연초만 해도 올해는 인플레이션이 크게 둔화하고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낮게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지만 현실은 잔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9일(현지시간) 월가의 최대 황소(주식 강세론자)였던 JP모간의 마르코 콜라노빅과 오펜하이머의 존 스톨츠푸스를 거론하며 올 한해 증시가 연초 전망과 비교해 얼마나 빗나갔는지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연초 콜라노빅과 스톨츠푸스는 각각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이 올해 말 5050, 5330선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현실과는 1000포인트 이상 격차가 나게 떨어졌다.

두 사람을 포함해 월가 전문가들 대부분은 연준이 얼마나 급격한 속도로 금리를 올릴지와 이러한 연준의 금리인상이 1970년대 이후 최악의 시장 붕괴를 유발할지를 예상하는 데에 실패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에서 최소 운용자산 10억달러의 주식뮤추얼펀드는 865개가 있는데 이 펀드들은 올해 평균 손실이 19%에 달했다.

올해 손실을 회피하는 데에 성공한 소수에 속하는 윌리엄 아이젠 JP모간자산관리 채권투자자는 블룸버그에 "40년 불마켓(강세장)은 재밌는 일을 한다"고 말했다.

지난 40년 동안의 강세장은 거의 모든 이들의 뇌에 지울 수 없는 원칙을 아로 새겼다고 블룸버그는 표현했다. 1980년대 말 이후부터 투자자들은 '증시가 급락하면 연준이 구세주로 나타난다'는 연준풋을 맹신했기 때문에 언제나 저가매수는 통했다.

올해 지금 당장은 연준풋이 죽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라는 새로운 시대에 연준풋은 등장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40년 강세장의 기억이 쉽사리 사라지지는 않았고 시장은 피벗(pivot, 정책전환)을 부르짖으며 일시적 상승장(베어마켓 랠리)을 수차례 유발했다. 하지만 며칠 만에 랠리는 식고 연저점을 경신하기 일쑤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실수가 시장의 혼란을 더한 측면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2020년과 2021년 거의 2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일축하며 시장이 저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심어줬다.

지난해 6월만 해도 채권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앞으로 12개월 동안 3% 수준으로 떨어지고 올해 연준은 금리를 0.4% 수준으로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9%까지 치솟으며 연준은 올해 금리를 4%를 훌쩍 넘겨 올려 전망은 크게 엇나갔다.

결국 월가 황소들조차 내년 전망을 내려 잡고 있다. 콜라노빅은 내년 S&P500에 대해 올여름까지만 해도 5000선을 전망했지만 이제 4200선으로 내려왔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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