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 보텍스'의 재습격…美, '체감 영하 50도' 살인적 한파

지구온난화로 제트기류 약해져…소용돌이 붕괴

 

폴라 보텍스(Polar-vortex·북극 소용돌이)의 여파로 미국 중부 지역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체감온도가 영하 50도 아래를 웃돌며 지난해 대규모 정전을 부른 '텍사스 한파'가 연상되는 상황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과학 전문 매체 뉴 사이언티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24일까지 극소용돌이로 인해 발생하는 강렬한 겨울 폭풍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체감 온도가 화씨 영하 70도(섭씨 영하 57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날 저녁 늦게까지 워싱턴주에서 플로리다주에 이르는 48개 주에 냉기 경보, 눈보라 경보 등 겨울 날씨 주의보가 내려졌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역대 최대 범위의 겨울 날씨 경고 및 주의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도 최근 텍사스주의 기온은 평년보다 화씨 40도(섭씨 4도) 떨어졌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파로 인해 최소 250명이 숨졌고, 전력 인프라도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풍, 폭설 등으로 평소보다 에너지 수요가 큰 탓에 정전이 예상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특히 크리스마스 연휴철인 만큼 항공편 결항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항공편 추적서비스 플라이트 어웨어에 따르면 22일과 23일 예정된 50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이 중 시카고의 두 공항에서만 1300편이 취소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현재 날씨가 위험하고 위협적"이라며 "여러분들이 어렸을 때 좋아했던 눈 오는 날과는 다르다.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외출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찾아온 한파의 중심에는 폴라 보텍스가 있다. 폴라 보텍스란 북극과 남극 등 극지방 성층권에 형성되는 한랭 기류다. 보통 극지방에 머물고 있지만, 폴라 보텍스를 감싸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 소용돌이가 중위도까지 내려온다. 주로 동아시아 지역으로 내려오지만, 폴라 보텍스 일부가 떨어져 나와 북미 대륙에 이상 한파를 몰고 오기도 한다.

이러한 폴라 보텍스의 남하는 2010년부터 계속되고 있다. 일부 기상학자나 과학자들은 폴라 보텍스가 동아시아 지역을 넘어 북미 지역까지 영향을 미친 데는 지구온난화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기상 위험 평가회사인 대기 및 환경 연구소의 기후 과학자인 유다 코헨은 "더 따뜻한 날씨는 제트기류를 더 물결 모양으로 만들고, 이는 북극 소용돌이 순환에 영향을 미친다"고 NYT에 전했다.

그러면서 "팽이에 비유하자면 팽이가 물건에 부딪히며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한 것과 같다"며 "원형의 소용돌이를 잃고 점점 흔들리기 시작하며 움직이는 범위가 늘어난다"고 부연했다.

영국 레딩 대학교의 기후과학자인 테드 셰퍼드도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제트기류와 북극 기단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한반도를 강타한 한파의 원인도 폴라 보텍스의 붕괴라는 데 힘이 실린다. 코헨 박사의 설명처럼 폴라 보텍스가 강한 소용돌이를 만들수록 원형을 유지하며 북극에 머무는데, 폴라 보텍스가 물결 모양처럼 구불구불해진 제트기류를 따라 내려오다 보니 북극의 찬 바람이 한반도가 위치한 중위도까지 내려왔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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