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래퍼, 체제 비판 방송 뒤 체포돼 사형 위기
- 22-11-28
투마즈 살레히,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 겨냥한 랩 방송
'히잡 미착용 의문사' 촉발 시위 두 달 넘도록 확산
올해 9월 테헤란에서 히잡 미착용 혐의로 체포됐다 의문사 한 여성 '아미니 사건' 이후 이란 전역에서 반(反)체제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에 지지를 표명한 뒤 체포된 래퍼가 '신의 최대 적(Mofsed-e-filarz)' 혐의로 기소돼 사형에 처할 수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이란 사법 당국 확인을 거쳐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란의 유명 래퍼 투마즈 살레히는 지난달 말 돌연 실종됐다. 이후 이란 국영통신 IRNA는 이달 2일 한 비디오 영상을 보도했는데, 영상에서는 살레히가 직접 "나는 투마즈 살레히고, 내가 실수한 것이다"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겨 논란이 됐다.
살레히는 실종 전 캐나다 CBC에 출연, "당신은 전 국민을 죽일 준비가 된 마피아를 상대하고 있다. …(이 마피아는) 오로지 부와 권력, 무기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인권운동가들은 당국이 이에 반발해 살레히를 체포했으며, IRNA가 공개한 영상은 강제적인 자백이라고 비난해 왔다.
이후 살레히의 처분에 관심이 쏠려온 가운데, 이날 이란 사법당국 미잔 웹사이트에 따르면 중부지방법원장 아사돌라 자파리는 "아직 재판이 시작된 건 아니지만 살레히 사건은 초안이 완성돼 이스파한 법원으로 보내졌다"고 밝힌 것이다.
사법당국에 따르면 이 초안에 적시된 살레히의 죄목은 '지구상의 신의 적'으로도 번역되는데,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최대 중범죄 중 하나로 최고 사형을 받을 수 있다고 AFP는 부연했다.
살레히는 또 "인터넷에 거짓말, 반국가 선전, 적대적인 정부와 협력해 안보를 파괴할 목적으로 한 불법 단체 결성 및 관리"와 선동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살레히는 평소에도 가사에 체제 비판적인 내용을 담아온 터라 그에게 무거운 처벌이 내려질 것을 우려하는 글들이 소셜미디어 상에 올라오고 있다.
살레히 사건은 올해 9월 중순 히잡 미착용 혐의로 체포된 뒤 사흘 만에 주검이 된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샤 아미니 사건 이후 이란 전역에서 체제 반대 시위가 확산 중인 가운데 발생한 것이다.
이란 인권관련 뉴스매체 HRANA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450명의 시위참여자가 사망했으며, 이 중 63명은 미성년자다. 또 1만8173명의 시위대가 구금돼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관련해 이란 보안군 측 사망자 수는 6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현재 시위 관련해 재판 중인 피고 중 최소 21명이 실제 교수형을 당할 수 있는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이란 사법부는 이미 이번 시위 관련 기소 건 중 6건에서 사형 판결을 확정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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