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줄기 뚫고 "대~한민국"…시간당 30㎜ 폭우에도 2000명 광화문서 승리기원

"우리나라가 이긴다는 기대감 가지고 왔습니다."

28일 밤 2022 카타르 월드컵 가나전에 앞서 서울 광화문광장 거리응원에 나선 박모씨(40·남)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 비가 쏟아지는 쌀쌀한 날씨에도 미소를 잃지 않던 박씨는 "'가나' 초콜릿까지 사서 씹어 먹으려 한다"고 말했다.

경기를 한 시간 앞둔 이날 오후 9시 광화문광장 육조마당에는 약 2000명이 자리를 지켰다. 수도권에 시간당 최대 30㎜의 비가 내리는 날씨 탓에 우루과이전 만큼의 인파가 몰리지는 않았지만 응원 열기만큼은 뜨거웠다.

눈 찔림 등 사고방지를 위해 구획 안 우산 사용이 금지돼 대부분 응원단은 우비 차림으로 응원전에 나섰다. 이들은 대한민국 대표팀 유니폼과 비슷한 붉은 계열의 옷을 입거나 붉은악마 뿔과 목도리 등을 착용한 채 사전 공연 음악에 맞춰 어깨동무를 하며 춤을 췄다.

몇몇 시민은 우산을 쓰고 구획 안으로 들어가려 제지를 당해 당황스러워 하는 눈치였다. 급하게 주변 상인들에게서 우비를 구입해 입장하는 시민도 보였다. 우산을 쓰며 광장을 지나가는 행인들은 응원단을 보며 "대단하다"며 엄지 손가락을 들었다. 

경찰과 안내요원들은 경광봉을 들고 1m 간격으로 촘촘하게 서 만일의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이들은 우산을 들고 다니다 길에 멈춰서는 시민들에게 "여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라고 안내했다.

이날 서울시는 인파가 몰려들 시 광화문광장 옆 세종대로를 막아 응원 장소를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었으나 예상보다 인파가 적어 별도의 교통 통제는 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무조건 이긴다"며 궂은 날씨를 응원의 열기로 이겨내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노란색 우비를 입고 붉은악마 머리띠를 한 강찬희씨(42·남)는 "대한민국이 가나 무조건 이긴다"며 "비가 와서 사람이 별로 없긴 하지만 스포츠는 현장에서 보는 맛이 있다"고 미소 지었다.

거리응원에 참여하기 위해 제주도에서 올라왔다는 강은지씨(19·여)는 "현장에서 열기를 느끼려고 올라왔다"며 "비오고 춥다고 해서 돗자리랑 담요를 3장 챙겼고 경찰도 많이 보여서 안전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수능 끝나고 광장에 왔다는 신창민씨(19·남)는 "오늘 비가 오기는 하지만 16강 진출이 결정되는 중요한 경기라 집에 있을 수 없었다"며 "비가 와서 좀 춥기는 하지만 응원의 열기로 이겨내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철훈씨(19·남)도 "대한민국이 가나를 무조건 이길 거라는 생각이 들어 응원하러 왔다"며 "손흥민 선수에게 모든 것을 걸고 있고 이강인 선수의 멋진 패스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에서도 시민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가나전 엄청 기대되고 긴장된다" "대한민국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선수들 모두 부상없이 무사히 월드컵 치르길 바란다"고 응원글이 올라왔다.

경찰은 이날 광화문광장에 1차전 예상 1만5000명보다 2배 많은 3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해 경찰관 150명, 기동대 12개 부대, 특공대 20명 등 약 900명을 투입한다. 1차전에는 경찰 41명과 기동대 8개 부대 등 500여명이 투입됐었다.

서울시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119구조·구급대를 현장에 배치할 방침이다. 광화문역 등 행사장 인근 4개 역사에 안전요원을 평시 대비 4배 이상 증원한 53명 배치하고 인원 집중을 막기 위한 동선 관리와 지하철 시설물 점검 등 역사 안전관리도 지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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