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글로벌 인플레이션 정점…중국-러시아 변수 주목"

전세계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진단했다. 공장물가부터 해운운임, 원자재 가격, 기대 인플레이션까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물가상승세가 둔화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을 가리키고 있다고 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물가압력-공급망 병목 완화=소비자물가 하락 전조"

FT가 인용한 이코노미스트들을 발언을 종합하면 각종 지표들이 세계 공급망에 가해진 가격 압박의 완화를 가리키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 전세계 개인 재무와 기업 활동을 압박할 정도로 기록적 금리인상도 약해질 것이라고 FT는 전망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한 것 같다"며 "물가압력과 공급망 병목의 완화는 소비자물가 완화의 전조"라고 말했다.

무디스애널리틱스가 추산한 지난 10월 글로벌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대비 12.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10월이 최고 수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흥국의 인플레이션은 이미 정점을 찍고 내려왔다고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평가했다. 브라질, 태국, 칠레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떨어졌다. 일부 선진국의 가격 압박도 약해졌다. 독일의 경우 10월 공장인플레이션은 전월비 4.2% 하락해 1948년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과 영국의 생산자 인플레이션도 전년비로 올여름 이후 둔화하고 있다. 스페인, 멕시코, 포르투갈, 폴란드 등에서도 생산자 인플레가 둔화했다고 FT는 전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맥커운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내년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라며 수요 약화에 대부분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에너지 가격이 내년이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맥커운 이코노미스트는 "식품과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앞으로 6개월 동안 선진 경제국의 소비자 인플레이션이 3%포인트(p)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장물가, 해운운임, 기대인플레 하락

실제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올 들어 약 18% 올랐지만, 최근 한 달 새 10% 넘게 떨어졌다. FT는 다른 원자재 가격도 대개 정점에서 내려왔다고 지적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내는 세계 식품가격지수의 연간 상승률도 지난해 5월 40%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해 10월에는 1.9%에 그쳤다.  

코로나19발 봉쇄경제 아래 5배 넘게 뛰었던 글로벌 해운운임도 팬데믹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S&P 글로벌 구매관리자 월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이달 제조·서비스 비용이 2020년 12월 이후 가장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판매 가격 상승세 또한 2년여 만에 가장 둔화했다. 같은 달 유로존 공장도가격 상승률은 20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투자자들의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꺾이면서 5년 뒤 기대 물가상승률의 고공행진도 멈춰섰다.

◇"중앙銀 목표 2% 복귀는 기대 말라"

하지만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에너지 비용이 계속해서 고공행진하며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그레비스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수석시장분석가는 "공급 제약으로 유가는 매우 높은 변동성을 유지할 것"이라며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제약은 영국과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을 계속해서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중국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되찾거나 러시아가 자국 원유 가격에 상한을 설정한 서방 제재의 보복에 나서면 에너지와 다른 원자재 가격이 또 다시 뛸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게다가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겠지만 세계 중앙은행들의 장기 목표와 비교해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고했다. PGIM채권의 캐서린 네이스 최고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대부분 선진 경제국들이 목표하는 2%로 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높은 에너지 가격이 공급망에 끼치는 영향력이 장기화하면서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은 많은 국가에서 나중에 떨어질 것이라고 네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씨티그룹의 네이선 시트 국제경제 본부장은 "최소 내년 대부분 기간 높은 인플레이션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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