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밤 맛있었어"…한국 사랑한 딸의 마지막 메시지에 日 아버지 절규

日사망자 신원 도미카와 메이(26) 고즈치 안(18)으로 나타나

희생자 아버지 "한국-일본 연결하는 일 하고 싶어해"

 

"인사동이라는 곳에서 먹은 비빔밥 맛있었어! 오늘은 같은 반 프랑스인이랑 만날 거야."

일본 홋카이도 네무로시에 사는 도미카와 아유무(60)는 29일 이태원 압사 참사 직전 한국에서 어학연수 중인 딸 도미카와 메이(26)로부터 여상한 메시지를 받았다.

도미카와는 이 메시지가 딸의 마지막 말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는 다음날인 30일 아침 뉴스를 통해 사고 사실을 접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메이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를 받은 사람은 딸이 아니라 경찰관이었다.

경찰관은 "(사고 현장 근처에서) 스마트폰을 주웠다"고 설명했다.

도미카와는 딸이 무사하기만을 빌었다. 하지만 오후 5시가 넘어서 일본 외무성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일본인 희생자 2명 중 한명이 메이로 판명됐다는 통보였다.

메이는 네무로시에서 도립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삿포로 시내의 전문학교에 다닌 뒤 도쿄에서 웹디자인과 액세서리 제작 등의 일을 하다가 지난 6월 한국으로 어학연수를 위해 건너갔다고 한다.

도미카와는 "메이는 나중에 한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어 했다"며 "멀리서 열심히 하고 있어서 응원하고 있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메이는 라인으로나마 시시콜콜한 일상을 공유하는 다정한 딸이었다. 평소 카페 탐방을 좋아해서, 한국에서 다양한 카페를 다니며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고 한다.

홋카이도뉴스 UHB는 메이가 아버지인 도미카와와 주고받은 메시지들을 일부 공개했다.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현장에 합동감식반이 투입돼 조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10.3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메이는 "전통음식이 많이 있었어! 떡 박물관에서 만든 거야"라며 사진을 보내왔다. 아버지는 "중식이나 일식하고 비슷하지만 좀 다르네. 여러나라 친구가 생겼구나" 하고 다정하게 답한다.

도미카와는 "한국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싶다며 유학가기 전부터 계속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었다. 본인이 가장 아쉬울 것이다. 설마 현장에 가 있을 줄은 몰랐고, 그 안에 휘말려 있을 줄도 몰랐다. 정말, 매우 유감"이라며 참담한 심경을 나타냈다.

도미카와는 31일 한국으로 딸을 만나러 가기 위해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후지뉴스네트워크(FNN) 인터뷰에서 "전날도 친구와 놀러 간다는 얘기밖에 못 들었다. 설마 이런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며 "빨리 딸을 만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편 일본인 사망자 2명 중 나머지 1명은 서울에서 유학 중이었던 고즈치 안(18)이었다고 FNN은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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