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이 운영하던 메다이나 명물 그로서리 문닫았다

한인이 운영해온 워싱턴주 부촌의 유일한 편의점 문 닫아  


워싱턴주 최고 부촌인 메다이나에서 한인이 운영해오던 명물 그로서리가 문을 닫았다. 메디이나에는 빌 게이츠, 제프 베이조스, 찰스 시모니 등 억만장자들이 사는 곳이다.

메다이나의 유일한 그로서리인 ‘메다이나 마켓’을 지난 11년간 운영해온 진중원씨와 유해선씨 부부는 가게를 정리한 후 잠시 쉬다가 아들이 군복무 중인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여느 한인 이민자들처럼 두 아들의 교육을 위해 미국에 이주했었다고 시애틀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한 세기도 훨씬 전인 1908년 처음 오픈한 이 업소는 ‘메다이나 그로서 & 델리’라는 간판을 달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그냥 ‘마켓’이라고 부른다. 동네에 하나밖에 없는 편의점이기 때문이다. 건물이 예부터 초록색이어서 ‘그린 스토어’로 불리기도 한다.

진씨 부부는 시애틀 일원에 매물로 나온 편의점 50여 군데를 돌아본 끝에 ‘동네가 평온해 보이는’ 메다이나 업소를 리스한 후 그동안 매일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일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왜 리스를 연장하지 않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시애틀타임스는 근래 많은 ‘맘&팝’ 편의점들이 치솟는 건물 임대료와 대형 수퍼마켓들의 합병 등에 따른 영향으로 문을 닫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주민들에게 감사를 표하려고 ‘오픈 하우스’ 행사를 마련한 유씨는 가게를 닫게 돼 매우 서운했지만 단골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유씨는 부자동네이지만 손님들이 매우 다양했다며 고급 포도주를 사는 부자들도,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우는 인부들도, 하굣길에 들러 캔디를 사는 아이들도 많았다고 말했다. 단골손님들은 대개 외상거래를 한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유씨는 가끔 외지 손님들이 들러 게이츠나 베이조스가 사는 집이 어딘지 물어보기도 했지만 일체 함구했다며 부자 손님들이 가게에 들러도 이들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알아보는 체 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메다이나의 ‘문화재’로 꼽히는 이 건물은 지난 2,000년 당시 마켓 운영자 겸 건물주였던 이해진씨가 안전상 재건축을 위해 폐쇄했었다. 이씨는 마켓 건물의 원형을 살려 재건축하겠다고 신청했지만 일부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와 시당국의 까다로운 규제 때문에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었다. 끝내 마켓건물을 신축한 이씨는 2008년 편의점 영업을 재개했다가 3년 후 진씨 부부에게 리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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