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필라델피아시, 위안부 소녀상 설치 승인…일본계 반발

시 당국 "전시 성폭력이라는 전 세계적 문제 강조"

일본계 단체 "반일 감정 부추기고 일본인 증오 조장"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시가 '평화의 소녀상'의 설치를 승인했다.

지역신문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PI)에 따르면 시 당국은 14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 위안부로 동원된 한국인 여성을 기리기 위한 동상 설치를 승인한다고 밝혔다.

필라델피아 도시계획개발국 예술위원회는 지난 12일 정례 회의를 열고 표결을 실시했으며, 위원 9명 중 이날 출석한 8명 모두가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이들은 조건을 걸었다. 당시 일본 제국군이 여성들을 희생시켰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동판을 좀 더 보편적인 표현으로 바꾸도록 했다.

현지 당국자는 동판은 '위안부'의 경험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면서도 "일본 제국군이나 한국 고유의 문제가 아니란 점을 인정하는 내용으로 동판이 수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신주 필라델피아 평화광장위원장은 예술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전시 성폭력이라는 범세계적 문제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동판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소녀상 설치 문제가 뜨거운 논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PI는 전했다.

필라델피아 일본계 미국인 연합의 대표인 패트릭 데일리는 "미 국무부가 더 잘 다룰 이슈를 우리 도시의 논쟁거리로 만들면 안 된다"며 소녀상 설치를 반대했다.

해당 연합의 변호사인 에드워드 마주렉은 "소녀상은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일본인에 대한 증오와 경멸을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녀상은 필라델피아 평화광장에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에 설치되는 소녀상은 위안부 소녀가 의자에 앉아 있고, 그 어깨에 새 한 마리가 앉아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PI는 이 동상이 2011년 주한 일본대사관 맞은편에 세워진 최초의 위안부 동상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밖에는 17개의 소녀상이 설치돼 있으며, 이 가운데 6개는 미국에 세워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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