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 병합 될라…우크라 점령지 주민들 탈출 러시

로이터, 자포리자 우크라군 통제구역 유엔 대피소 취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4개주(州) 점령지 병합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들 지역 주민들이 우크라이나 시민으로 남기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도망치고 있다고 28일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헤르손, 도네츠크, 루한스크에서 주민투표가 실시되는 등 러시아가 본격 합병 준비를 하자, 수백 명의 주민이 러시아 검문소를 지나 탈출하고 있다.

탈출에 성공한 많은 주민들은 "아직 가능할 때 도망쳐야 했다"고 말했다.

헤르손에서 자포리자 우크라군 통제구역으로 피신한 류보미르 보이코(43)는 유엔이 마련한 난민 수용소에서 가족과 함께 머물고 있다.

보이코는 "많은 사람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고 있다"며 "주민들 모두 우크라이나에 남길 원해 마을 전체가 떠나고 있다. 저쪽은 무법천지"라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점령 당국은 4개주 주민 투표 결과 모두 90% 이상의 압도적인 찬성률을 보였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보이코는 "아무도 투표 안 했는데 결과가 나왔다"며 허탈하게 웃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탈출한 주민들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주민투표 기간 거리에 서서 총을 들고 투표를 사실상 강제했다고 한다.

보이코는 "그들은 자기네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발표할 수 있다.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곤 아무도 투표하지 않았다. 러시아군이 집집마다 다녔지만 아무도 안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헤르손에서 자포리자로 도피한 간호사 타티야나 고로베츠(46)는 "러시아 군인들이 우리한테 '왜 러시아를 탈출하느냐'고 물었다"며 "(탈출이 아니라) 남편이랑 두 달 전 리비우로 보낸 두 아이를 방문하려 한다"고 둘러대고 왔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처음에는 고로베츠와 남편을 구금하고 보내주지 않았지만, 사흘 후 풀어줘 도피할 수 있었다고 고로베츠는 설명했다.

또 다른 헤르손 출신 피난민 류드밀라 사프로노프(48)는 "지금 내 기분이 어떨지 알 것"이라며 "검문소를 지나자마자 내가 가장 먼저 찍은 사진은 우크라이나 국기였다. 행복하다"고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빅토르(60)는 기자에게 "만약 내가 당신 집에 들어가서 '이제 여기는 내 것이다'라고 말하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은 뒤, "러시아인들은 도덕적으로 못났다. 모두 피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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