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발트해 연안 칼리닌그라드에 극초음속미사일 배치…'대유럽 경고'

나토 영토 한복판에 위치한 러시아령…리투아니아와 폴란드 사이·베를린과 500km 거리

최대 사거리 2000km·음속 10배로 요격 어려운 킨잘 미사일

 

러시아가 18일(현지시간) 발트해 연안 자국령 칼리닌그라드에 극초음속미사일을 장착한 전투기 3기를 재배치했다고 밝혔다.

칼리닌그라드는 유럽 대륙 나토 영토 한복판에 위치한 러시아령으로,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 유럽에 대한 강력한 수위의 경고로 풀이된다.

AF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을 탑재한 미그-31i 3기를 칼리닌그라드 치칼롭스크 공군기지에 재배치했다"고 밝혔다.

해당 전투기는 "24시간 경계태세로 임할 것"이라고 러 국방부는 덧붙였다. 

러 국방부는 성명과 함께 미그기가 기지에 도착하는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 영상에는 일단 미사일을 탑재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미사일은 별도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킨잘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2000km에 이르고 음속의 10배속으로 비행, 요격이 극도로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8년 킨잘을 공개하면서 "이상적인 무기"라고 칭송한 바 있다.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 영토로선 최서단으로,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위치해 있다. 독일 베를린과는 불과 500km 남짓 거리다. 원래 독일 땅이었지만 2차 세계대전 전후 처리를 논의한 포츠담 회담 결과 소련에 편입됐다. 소련 붕괴 후 러시아가 배타적 지위를 갖고 있다.

 

칼리닌그라드에 극초음속미사일을 배치한 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 국가들에 대한 강력한 수준의 경고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서방 동맹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전달하며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동시에 정밀 유도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일련의 방공 시스템을 포함한 최첨단 무기로 무장, 군 병력을 증강해왔다. 

또 국경이 직접 맞닿는 발트해 국가들과 러시아간 최근 고조된 갈등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지난 6월 리투아니아가 러시아 본토에서 칼리닌그라드로의 철도 수송을 금지하면서 양국간 긴장이 고조된 바 있다. 다만 유럽연합(EU)은 리투아니아에 무기를 제외한 러시아 상품 통행은 허용할 것을 권고, 긴장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러시아가 반격한 것이다.

아울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올해 4월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할 경우 발트해의 비핵화 상태는 더이상 불가능한 얘기가 된다"며 칼리닌그라드에 핵무기와 극초음속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핀란드 국방부는 이날 "러시아 미그-31 2기가 헬싱키 서쪽 마을 앞바다에서 핀란드 영공을 침범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핀란드 국경수비대는 관련해 예비조사를 시작했다.

이반 네차예프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서방과의 충돌이 진짜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면서도 "미국 및 나토와의 직접적인 대립이 우리 이익에 부합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핵보유국으로서 최대한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이라며 "러시아 군사 독트린은 대량살상무기 관련 공격에 보복하거나 국가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만 핵 대응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군은 대통령이 설정한 목표를 완전히 이행할 수 있는 재래식 무기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차예프 대변인은 그러면서도 "물론 우리는 미국과 나토가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강조하며 내뱉는 반러적 수사가 어떤 상황까지 이끌 수 있는지 알고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핵 전쟁은 승리할 수 없으며 결코 싸워서는 안 된다고 우리는 믿는다"고 덧붙였는데, 이는 올초 5개 핵보유국이 재확인한 견해라고 SCMP는 부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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