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침공시 경제타격은 우크라戰 10배…美GDP 5%·中 25% 감소"

릭 뉴먼 야후 파이낸스 선임 칼럼니스트 분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에너지·식품 가격 급등으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는 가운데, 또 다른 '화약고' 대만해협에 군사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릭 뉴먼 야후 파이낸스 선임 칼럼니스트는 9일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시장과 경제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대만해협 유사시 경제적 측면의 영향을 분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치솟는 에너지 비용으로 유럽과 미국 등 경제를 약화시키는 혼란은 겨울 동안 더 심화할 수 있다"면서 "중국이 관여된 전쟁은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러 우크라 침공' 영향의 10배 타격…정성적으론 더 큰 피해 우려

뉴먼은 '세계의 공장' 중국의 '반도체 공장' 대만 침공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비 정량적으로만 10배의 타격을 미국(단적으로) 경제에 안길 것으로 내다봤다.

두 나라 소비재와 부품 등에 대한 미국 경제의 의존도를 감안하면, 정성적 피해는 더 클 것이란 우려다.  

 

뉴먼은 우선 이번 대만해협 위기를 촉발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최근 대만 방문 의미에 대해 "중국이 평화적이든 무력으로든 언젠가는 대만을 합병하려 한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한 합병이 "무력 충돌을 수반한다면, 세계 경제와 시장에는 2차 대전 이후 어떤 군사적 충돌보다 더 큰 피해를 입힐 것"이라고 봤다.

중국은 제조 강국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보다 훨씬 폭넓고 깊은 경제 관계를 미국, 유럽 등 거의 모든 지역과 맺고 있으며, 중국과 대만 주변의 바다는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항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차이는 수치로도 명확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미-러 무역 규모는 연간 360억 달러, 미-우크라 무역은 40억 달러였다.

반면, 미국의 대중국 무역 규모는 매년 6560억 달러로, 거의 모든 소비재와 부품이 오간다. 대만과 미국의 무역 규모는 연간 1140억 달러인데, 여기엔 세계 최첨단 반도체가 포함된다.

미국과 중국·대만간 무역 규모를 합치면 미-러·우크라 교역액 총합의 10배에 달하며, 품목 구성으로도 훨씬 더 경제에 중요한 상품이 오간다고 뉴먼은 지적했다. 이 같은 상호의존성은 미국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선진국에도 해당되는 얘기다.

 

◇美 GDP -5%·中 -25%…대만 반도체공장 초토화 시나리오  

미국의 대만 관련 입장은 원칙상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는 것이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유사시 미국은 대만을 방어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두고 뉴먼은 "대만이 독립된 민주주의 국가로 살아남을 최적의 기회이겠지만, 이는 경제적 재앙을 야기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에 따르면 미·중이 연루된 전쟁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5% 감소시킬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미국 GDP는 23조 달러가량에 달한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미국의 번영에 있어 가장 큰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 GDP 감소폭은 2.6%였다.

중국은 어떨까. 마찬가지로 현재 17조 달러 규모인 중국의 GDP는 25% 급감,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랜드연구소는 분석했다. 또 현재 러시아에 닥친 상황처럼 서방의 경제 제재, 기반 시설 피격, 긴 전쟁 비용, 국제시스템 차단 등에 직면하면 중국 경제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의 경우 직접적인 전쟁터가 될 것이기 때문에 경제 규모는 6700억 달러 수준으로 3국 중 가장 적더라도, 상대적인 피해는 가장 클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GDP는 올해 45%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경제 타격을 심화하기 위해 식량 부문과 원전을 공략했듯, 유사시 중국의 제1 군사목표는 대만 반도체 공장이 될 공산이 크다. 제조공장 파괴는 물론 중요한 기술을 갈취하려 들 것이 자명하다는 게 뉴먼의 분석이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양안전쟁 발발시 미국이 개입, 대만 편에서 싸워준다는 것을 전제한 것이다. 그러나 다른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뉴먼은 덧붙였다.

 

◇美 개입할까…"승리 장담 못 해"

뉴먼은 중국이 대만을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게 아니라, 사이버전쟁과 지금 진행 중인 군사훈련을 지속하면서 다른 나라들과 대만의 거래를 위협하는 '회색지대' 전술을 택할 수 있다고 봤다. 미국의 개입을 촉발할 수 있는 한계선을 조심스럽게 비켜나 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뉴먼은 만약 양안간 물리적인 충돌이 일어난다 해도, "미국이 결국 승리하게 될 것으로 가정해선 안 된다"고 짚었다. 미국이 자국 장병들의 목숨을 거는 대신, 지금 우크라이나에 하듯 파병을 하지 않고 전쟁물자와 정보를 제공하는 식으로만 대만을 도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이 전쟁에 직접 개입해도, 승리가 정해져 있진 않을 것"이라고 뉴먼은 강조했다. 중국은 20년간 공격적으로 군역량을 구축해오면서, 대만 침공을 전제로 미국을 이길 수 있는 군대 양성에 집중해왔다. 그리고 양안 유사시 전장은 중국의 '홈그라운드'다.

아울러 "제1 방어선인 대만 군대가 중국만큼 양안전쟁에 대비하고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뉴먼은 부연했다. 대만 안보 기구에 중국 스파이가 숨어있을 우려도 있다고 했다.

중국과 대만을 둘러싼 바다는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항로 중 하나다. 사진은 월드오미터(worldometers) 갈무리. © News1 최서윤 기자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튿날부터 이어진 중국의 군사훈련에도 미 증시는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시장의 안도에 대해, 뉴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마지막까지 믿지 않았던 서방의 안도를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할 브랜즈 존스홉킨스대 석좌교수와 마이클 베클리 터프츠대 부교수가 이달 4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언급한 '유사 시기'를 상기시켰다.

두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대만 '해방' 과제를 대대로 미룰 수는 없다고 거듭 말해 왔다"며 "2020년대 중후반, 그는 임무를 완수할 최고의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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