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1년 최악 물가에 연준 1% 인상 나서나…"시장 확률 80% 넘어"

美 인플레 9.1% 더 올랐다…7월 FOMC 금리 1%p 확률 '쑥'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더욱 뜨겁게 달아 오르면서 투자자들은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더 공격적으로 나올 가능성에 대비했다. 선물시장에서 이달 말 금리가 1%포인트(p) 오를 확률이 장중 한때 80% 넘게 치솟았고 주식과 채권시장은 요동쳤다. 

◇"핵심까지 썩었다…금리 100bp 가능성 열려"

13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공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예상을 웃도는 9.1%에 달하며 월가 곳곳에서 탄성이 쏟아졌다.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들은 이날 CPI 보고서에 대해 "핵심까지 썩었다(rotten to the core)"고 표현했다. 웰스파고 애널리스크들은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인플레이션까지 더 강해졌다는 점이 가장 놀라웠다고 밝혔다. 핵심 CPI는 전월비 0.7% 상승해 5월(+0.6%)치를 웃돌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리서치 전략가들은 미 경제가 이미 완만한 침체에 빠졌다는 최근 진단을 재확인했다. 

로이터가 이날 장중 한때 선물시장에서 당장 이달 말 연준이 통화정책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100베이시스포인트(bp1bp=0.01%p) 올릴 확률이 80% 넘게 가격에 반영됐다. CPI 발표 이전 100bp 인상 확률은 10%에 불과했다. 

독립자문연맹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는 로이터에 "연준이 공격적으로 움직여야만 할 것이기 때문에 리세션(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준이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 CPI 상승에 이달 말 FOMC가 금리를 75bp 넘게 올릴 수도 있다고 웰스파고는 예상했다. 웰스파고는 보고서에서 "100bp 인상이 현재 우리의 기본적 시나리오는 아니다"라면서도 "예상보다 강력한 CPI 보고서가 100bp 인상이라는 가능성의 문에 틈을 벌릴 수 있다"고 밝혔다.

◇달러 20년래 최강세…유로 패리티 하회

이날 CPI 보고서 이후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요동쳤다. 뉴욕 증시의 간판 지수 스탠다드앤푸어(S&P)500은 장중 최대 1.6%까지 하락했다가 상승 반전했으나 장 막판 다시 떨어져 0.5% 내려 마감됐다. 

최근 몇 주 사이 리세션 우려가 커지며 월가 은행들은 연준의 매파적 행보로 경기가 하락할 확률을 높여 잡았다.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은 3주 만에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0.6%p 하향하며 침체를 피하기 "더 힘들어졌다"고 경고했다. 

채권시장에서 침체 신호로 여겨지는 2년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금리) 격차는 2006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연준이 주요 중앙은행들 가운데 가장 매파적으로 전망되면서 환율 시장에서 달러는 20년 만에 가장 강해졌다. 유로는 달러와 패리티(등가)를 하회할 정도로 달러는 초강세다. 

급기야 이날 캐나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100bp 올리며 시장에 충격을 가했다. 이로써 캐나다는 주요 7개국(G7) 가운데 가장 먼저 이번 경기 사이클에서 100bp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후행적 지표…최근 유가하락 미반영"

하지만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인플레이션의 열기가 떨어지기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도 여전히 남아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스파르탄자본증권의 피터 카르딜로 수석 시장 경제학자는 "(CPI) 수치들이 추하다(ugly)"면서도 "인플레이션의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할 수 있다는 힌트도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오늘 CPI 수치는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높지만, 데이터가 뒤처진 면이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의 데이터는 6월 중순 이후 휘발유 가격을 약 40센트 하락시킨 거의 30일간의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밀과 같은 다른 상품들의 가격도 이 보고서 이후 급격히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제 시장은 기업 실적에 주목한다. S&P500 기업들의 2분기 어닝(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개인과 기업의 비용이 모두 늘어나는 등 경제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어닝 성장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코메리카자산관리의 존 린치 수석투자책임자는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성장 둔화, 계속 오르는 인플레이션, 불안한 2분기 어닝시즌을 모두 합해 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