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확산세 뚜렷…4차 접종 '속도' 방역 재도입엔 '신중'

미국·유럽·아시아 등 지역서 확산세 가팔라…일부 지역선 더블링 현상도

英 "의료 시스템 압박시 방역 규제 재도입 가능성" 첫 언급

 

강력한 전염성과 면역회피성을 동반한 오미크론 하위변위 BA.5가 전 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면서 각국에서 확진자 수가 다시금 증가세로 전환했다. 지난 2주간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수는 30% 증가세를 보였는데, 일부 보건 당국은 상황에 따라 코로나19 규제를 재도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을 종합하면 세계보건기구(WHO) 자문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비상대책 회의를 열고 코로나19가 아직까지 '생태적 지위(ecological niche)'를 확립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의 감염 급증세는 팬데믹이 어디서도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이날 WHO가 코로나19 관련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코로나19경계 수준은 지난 2020년 1월 이후 약 2년6개월째 유지됐다. 

무엇보다 WHO는 지난 2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0% 증가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했다. WHO 집계에 따르면 6개 대륙에서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세를 보였는데, 이는 BA.4와 BA.5 등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영향이라고 WHO는 분석했다. 

◇ 6개 대륙서 증가세 뚜렷…"재유행 본격 신호탄"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은 빠른 확산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더블링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더블링'이란 일주일 전보다 확진자 수가 2배 이상 증가하는 양상을 의미하는데, 한국 외에도 일본과 영국 등에서 더블링 현상이 뚜렷하게 관측되고 있다. 

이에 전 세계 보건 당국은 앞다퉈 4차 백신접종(2차 추가접종·부스터샷)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 

영국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일주일간 누적 14만명에 육박해 전주 대비 26.5%p늘었다. 이에 보건당국 역시 4차 백신을 75세 이상, 요양병원 노인, 면역 취약계층 등에 권고했다. 

사예드 카말 영국 보건부 장관은 "현재 통계를 봤을때 상황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지는 않으나 환자가 너무 많이 발생해 의료 시스템에 압박이 가해질 경우 우리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 만일 상황이 통제 능력을 벗어난다면, 우리는 당연히 이전에 했던 조치들을 재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에서는 12일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만6011명으로 집계돼 전날(3만7143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오미 시게루 일본 정부 코로나19 대책분과회장은 "감염 확산의 7차 웨이브에 접어들었다. 확진자 증가가 의료 체제에도 끼칠 영향도 주시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국민들의 행동에 제한을 걸 상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일주일 평균 일일 확진자 수 기준 코로나19 사례는 132000여명. 이는 2주 사이 8%p 급증한 수치이며 입원율은 지난 2주간 17%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중환자실 입원 환자는 같은 기간 21% 늘어 4200명이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BA.5는 현재 전체 신규 감염자의 6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CDC는 봤는데, 당국은 4차 접종 대상을 성인 전체로 확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아직까지 미 보건당국은 50세 이상 성인에게 4차 접종을 맞으라고 권고만 내놓은 상태다.

유럽연합(EU), 유럽경제지역(EEA)에서는 3일 기준 일주일 평균 10만명당 921.2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는데, 이는 전주(715명) 대비 큰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유럽연합(EU)은 전날 4차 접종 권고 대상을 기존 80세에서 60세 이상으로 하향했다. 이는 EU 보건당국이 지난 11일 이 같은 권고를 내린 데 따른 것이다

호주 보건부는 코로나19 4차 백신 대상을 30대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그동안은 면역력이 약한 사람 등 취약 집단과 65세 이상에만 4차 백신을 제공해왔으나 BA.4·BA.5 확진자가 늘자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한 것.

호주 보건장관은 지난 8일 "전문가들은 락다운(봉쇄)과 마스크 착용은 의무의 영역을 넘어섰다고 믿는다"며 "정부 차원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감을 가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러시아에서는 지난 한 주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전주 대비 57% 증가했다. 이에 보건 당국은 BA.4와 BA.5의 전파가 더욱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 "역대 최악의 바이러스"…보건 전문가들 경고

보건 전문가들은 재유행이 시작됐다는 사실을 대부분 인정하면서 BA.5의 높은 면역회피성이 재감염 사례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BA.4와 BA.5 같은 오미크론 하위계통 변이가 전 세계적으로 감염, 입원, 사망 물결을 계속 몰고 있다"며 "최근의 재유행은 코로나19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입증한다. 우리는 다시 바이러스의 압박을 밀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쉬시 자 미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우리가 알고 있는 BA.5의 주요 특징은 면역 회피성이다. 백신을 완전히 접종하고 추가 접종을 받을 수 있지만 여전히 돌발성 감염의 위험이 있다"면서 "최근 몇 전에 감염됐더라도 매우 높은 재감염률을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백악관 수석 의료 보좌관은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다면 변이는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라면서 "이 같은 상황이 우리의 삶을 방해하도록 내버려둬서는 안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우리가 감당해야할 현실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했다. 

다만 일부는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오미크론 등장 초기보다는 상황이 나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스크립스연구소의 에릭 토폴 교수는 "BA.5 변이의 감염력과 면역 회피력을 고려할 때 이는 우리가 본 바이러스 중 최악의 버전"이라면서 전 세계가 "코로나19 재유행에 진입했다"고 봤다. 다만 그는 오미크론 변이가 초기에 등장했던 상황을 언급하면서 "지난 1월보다는 상황이 낫겠지만, (재유행은) 우리가 기본적으로 방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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