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가 '1유로'보다 비싸졌다…거침없는 强달러 어디까지

'1유로=1달러' 20년 만에 처음…인플레이션 + 침체 우려

"3분기 미-유럽 동시 침체시 유로 더 떨어질 것"

 

1유로가 20년 만에 처음으로 1달러로 거래되면 패리티(parity, 등가)가 됐다. 12일(현지시간) 뉴욕 거래에서 한때 유로의 가치는 0.9998달러까지 미끄러져 2002년 12월 이후 최저로 밀렸다. 이후 소폭 회복했지만 유로와 달러는 패러티 수준이다. 

유로는 올 들어 12% 떨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이 불거지고 인플레이션이 치솟으며 유럽 대륙이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공포가 유로를 끌어 내렸다. 

유럽연합(EU)은 전쟁 이전에 송유관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가스공급의 40%를 조달 받았다. EU는 전쟁으로 에너지 공급이 불안해지면서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의존도를 낮추려는 중이다. 러시아는 일부 EU 회원국들에 보내던 가스 공급을 중단했고 노드스트림 송유관을 통해 독일로 직접 보내던 가스도 60% 줄였다. 

에너지 위기에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유럽중앙은행(ECB)가 인플레이션 압박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충분히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유로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달 ECB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인플레이션은 8.6%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ECB가 이미 뒤처졌다며 경기 경착륙(hard landing)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비관한다. 유로존 최대 경제국 독일이 1991년 이후 처음으로 무역적자가 발생할 정도다. 연료 가격과 공급망 혼란이 수입물가를 크게 끌어 올린 탓이다. 

삭소방크의 전략가들은 최근 투자 노트에서 "독일 수출이 원자재 가격에 민감한 측면이 있다"며 "유로존 경제의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몇 개월 안에 무역 수지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상상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연준)를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연달아 금리를 올리고 경제성장이 둔화하면서 미국 달러의 안전 자산매력이 높아져 유로에 하방 압력이 가해진 면도 있다. ECB에 앞서 연준은 3월 긴축을 시작했고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금리를 0.75%포인트(p) 올릴 것으로 유력시된다. 

유럽과 미국이 모두 침체에 빠지면 달러의 안전자산 매력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체방크FX리서치 본부장은 예상했다. 그는 지난주 투자노트에서 "유로가 0.95~0.97달러 범위에서 거래되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3분기 유럽과 미국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 연준이 계속 금리를 올릴 경우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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