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푸틴, 우크라 항구 봉쇄 풀어달라…전세계 수백만 굶어죽을 것"

"인류애 있다면 항구 개방해야…우크라 경제 붕괴한다"

러시아, 식량 무기화 조짐…"적에겐 농산물 공급 않겠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 세계적 재앙이 닥치기 전에 우크라이나 흑해 항구를 개방해달라고 요청했다.

13일(현지시간) CNN 비지니스에 따르면 데이비드 비즐리 WFP 국장은 "흑해 항구가 차단돼 전 세계 수백만 명이 숨질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간에 인류애가 있다면 항구를 열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항구 봉쇄로 세계 식량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며 국제사회에 흑해 항구 봉쇄를 풀어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수출되는 식량의 90%는 오데사와 같은 흑해 항구를 통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쪽 마리우폴에서 남서쪽 오데사 인근까지 약 600㎞를 봉쇄하고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며, 오데사는 선박 입출항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쟁 전 우크라이나는 옥수수 수출 세계 4위, 밀 수출은 세계 6위로 '세계의 빵공장'이라 불렸다.

이처럼 수출이 어려운 탓에 농업 중심으로 돌아가던 우크라이나 경제도 멈춘 상태다. 농산물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체 수출의 41%를 차지했다.

비즐리 국장은 "두 달 내로 항구 봉쇄가 풀려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 경제는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설상가상으로 러시아는 이 틈을 타 식량 무기화를 시도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 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미 텔레그램을 통해 "우호국에만 식량과 곡물을 공급할 것"이라며 "적들에게는 우리 상품과 농산물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조속한 시일 내에 우크라이나의 항구 봉쇄를 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크라이나군이 수출을 위해 항구 쪽의 방어를 해제할 경우 러시아군이 항구를 통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데사까지 무너진다면 아조프해부터 흑해까지 우크라이나의 모든 해안선이 사라져 사실상 내륙 국가가 된다.

비즐리 국장은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오데사와 같은 우크라이나 항구를 통해 물자가 이동할 수 있도록 최대한 중립적인 방식으로 러시아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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