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을 수도 없고'…식품 가격이 계속 오르는 이유는 뭘까

팬데믹발 물류난→기후변화→러 우크라 침공 속 흔들리는 식량안보

 

인류의 주식인 곡물부터 과일·야채, 각종 식용유, 계란과 육류 등 주요 식품 가격이 치솟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전 세계적인 식품 가격 상승 현상을 짚고, 그 이유 등을 분석해 질의응답(Q&A) 형태로 정리했다. 

◇전 세계적으로 치솟는 식품 가격 

글로벌 식품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때부터다. 기업 공장 가동 중단과 물류 차질로 공급망 위기가 찾아온 것이다. 

농부들이 재배작물을 수확해도 이를 운송할 트럭 운전사가 부족해 우유가 상하고 과일야채가 썩었다. 국경 이동이 제한되면서 이주 노동자를 구하지 못해 일손이 달렸다.

팬데믹도 계속됐지만 기후 위기는 식량난을 가속화했다. 브라질 등 세계 최대 콩 수출국은 지난해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중국 밀 수확량도 올해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식량 안보 우려가 제기되자 일부 국가들, 특히 주요 수출국은 미래 자국 공급 물량을 비축하기 시작했다. 세계 식량 공급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그야말로 '불에 부어진 기름'이 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과 보리의 약 3분의 1을 공급한다. 우크라이나는 세계 4위의 옥수수 수출국이다. 유엔식량기구(FAO)에 따르면 2~3월 세계 식량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쟁이 두 달 반 넘게 이어지면서 우크라이나의 농업 기반 시설들은 손상됐다. 수확물을 각국으로 실어나를 항구 시설도 훼손됐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농업 생산과 수출을 수년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식량난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설상가상' 인도네시아는 지난 4월 말 국내 식용유 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팜유 수출을 무기한 중단했다. 가격이 안정되면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팜유 공급량 55%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처다. 팜유는 식용유는 물론, 케이크부터 마가린까지 각종 식품과 각종 소비재 생산에 사용되는 필수 원자재다. 

▶어떤 식품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르고 있나.

팬데믹 기간 내내 식물성 기름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곡물 가격도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옥수수·밀 출하량이 제한되면서 3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엔식량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유제품과 육류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다. 전 세계적인 단백질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옥수수나 콩 등 동물 사료 수요도 높아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체재가 될 만한 계란과 가금류 공급도 유럽과 북미를 강타한 조류독감 여파로 원활하지 않다. 

미국의 3월 물가 상승률 자료를 보면 육류와 가금류, 생선, 계란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14%, 쇠고기는 무려 16%까지 상승했다.

▶식품 가격 언제쯤 정상화 될까.

농업 생산량은 날씨 등 예측하기 어려운 요인을 크게 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단언하기 어렵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달 초 우크라이나의 농업 생산과 러시아의 식량·비료 공급이 시장에서 회복되지 않는 한 세계 식량 안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은행(WB)은 올해 밀 가격이 40% 이상 오를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다만 내년에는 올해보다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는데, 이 마저도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미국의 증산을 전제로 한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기 위해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들은 러시아와 그 동맹 벨라루스산 비료 구매를 중단하고 있다. 비료 가격 급등은 작황 악화 그리고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기후 변화와 온난화, 극단적인 이상 기후 현상이 전 세계 각지에서 점점 더 잦아지고 있는데, 이는 농작물 생산에 있어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흔들리는 식량안보…누가 가장 피해 보나.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레이팅스에 따르면 식품가격 급등은 미국이 지난 3월 달성한 1981년 이후 '40년 만에 최대 폭' 인플레이션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다. 

지난달에는 영국에서 물가가 10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자국 식량 공급을 수입에 더 의존하는 개발도상국이다.

당장 전쟁통에 식량 수출이 급감한 우크라이나의 식량 최대 공급지는 중동·아프리카 지역 개도국과 저개발국이다. 

유엔과 유럽연합(EU)이 설립한 세계식량위기지방네트워크(GNAFC)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Δ아프가니스탄 Δ에티오피아 Δ아이티 Δ소말리아 Δ남수단 Δ시리아 Δ예멘 등 국가가 심각한 식량난 위험을 안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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