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위해 약 구하러 나간 딸, 러 탱크 공격에 숨졌다

러 호송대 지나가라고 멈춰선 민간인 차량에 그대로 포격…즉사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병든 어머니의 약을 구하러 나갔다가 러시아군 탱크의 공격을 받고 숨진 30대 여성의 사연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발레리아 마크세츠카(32)의 사연으로, 그는 미국의 개발협력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의 파트너 기구 케모닉스 소속 직원이다. 우크라 동부 도네츠크 출신인 그는 러군 포위지역 민간인 대피 업무를 위해 키이우에 머무르던 중에 변을 당했다.

발레리아의 어머니 이리나의 약을 구하러 운전기사 야로슬라우와 함께 세 사람은 약을 구하러 집을 나섰고, 키이우 서쪽 도로에서 러시아 호송대가 지나가자 길을 비켜주기 위해 멈춰섰다가 러 탱크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사만다 파워 USAID 행정관에 따르면 세 사람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소중한 USAID 파트너이자 우크라이나인으로서 긍지를 갖고 사회 결속을 위해 일해온 마크세츠카의 비보를 전하게 돼 슬프다"고 말했다.

케모닉스 대표 제이미 붓처는 지난 9일 트위터에 발레리아의 사진을 게재하고, "내 직원 마크세츠카가 아픈 어머니 약을 구하러 나갔다가 키이우 서부 마을에서 숨졌다"고 전했다.

그가 옮긴 마크세츠카의 최근 소셜미디어 게시물에는 '2014~2015년 전쟁에 참전했던 도네츠크 실향민(IDP·Internally Displaced Persons)으로, 키이우에 남아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을 돕기로 했다'고 적혀 있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해진 사연은 영국 온라인 매체 데일리메일과 더선 등을 통해 옮겨지고 있다.

발레리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도네츠크 출신으로, 크름(크림반도) 사태 때도 인도주의 대응 분야에서 일해왔다. 도네츠크 포격에서도 한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돈바스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무력 점령한 뒤 친러 분리주의 반군과 우크라 정부군 사이에 8년간 내전이 벌어진 지역이다.

러시아는 지난달 24일 돈바스 도네츠크·루한스크 '평화 유지'를 명목으로 한 '특별군사작전'을 감행했다. 그들의 발표와는 달리 침공은 우크라 동남북 3면에서 전면전 양상으로 이뤄졌고, 이날로 개전 19일째를 맞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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