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수도권 공략하며 키이우 포위 작전…남부 마리우폴 "생지옥"

러-우크라, 외교장관 회담서 진전 없어…대표단 회담도 성과 無

마리우폴서 민간인 사상자 ↑…"러軍, 인도주의 통로 합의에도 포격"

 

개전 15일차. 외교적 해법이 계속해서 막다른 길에 봉착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 포위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 주간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점령하는 데 있어 진전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들은 최근 소도시로 밀고 들어가면서 키이우(키예프) 남서쪽과 동쪽 방향에서 포위 작전을 시도하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포위하기 위해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 배치 병력 수를 늘리고 있다. 병력 증강은 전진 가능한 병력을 줄여 러군의 진격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기대를 모았던 러-우크라 첫 외교 장관 회담도 진전 없이 종료되며 양측은 이견을 좁히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더딘 우크라 공세에) 불만에 가득 차 있다. 민간인을 고려하지 않은채 우크라이나군을 두 배로 공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러軍, 소도시 집중 공격으로 키이우 포위 작전…"키이우 향해 5km 전진"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시 시장은 이날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수도를 포위하기 위해 이르핀, 호스토멜, 부차, 이르핀 등 키이우 외곽 소도시를 집중 공격하며 키이우 중원으로 포위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침공 이래 키이우 주민 두명 중 한명이 도시를 떠났다"며 키이우 피란민 수가 200만명이 조금 못 미친다고 말했다.

여기에 키이우로 진격 중인 러시아군 행렬이 5㎞(3마일) 더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방 당국자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황 관련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호스토멜 공항 부근에서 전날보다 좀 더 전진했다"며 러시아군은 키이우 외곽에 평행으로 두 줄의 병력을 배치해 전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중 가장 가까운 라인은 키이우에서 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당국자는 "두 개의 전선 중 수미에서 흘러나온 전선이 있는데, 이들 병력은 다시 수미로 재배치되는 것 같기도 하다"면서도 "얼마만큼의 병력이 얼마나 빨리, 왜 돌아가는지는 분명치 않다"고 설명했다.

◇ 마리우폴, 러軍 포격으로 1200명 숨져

마리우폴은 열흘간 계속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민간인 1200여 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러시아는 인류에 대한 냉소적이고 파괴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마리우폴의 인도주의적 통로를 위해 12시간의 교전 중단에 동의했음에도 냉소적으로 포격을 가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30분마다 민간인과 건물을 향해 포격해 노약자, 여성, 어린이 등 민간인 등이 살해 위협을 느꼈다"며 지난 8일 산부인과 병원에 폭탄테러가 포격돼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3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한 것을 '생지옥'이라고 표현했다.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에 집중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 해당 지역이 함락될 경우 크림반도와 '친러' 루한스크, 도네츠크 사이에 육로가 생기게 된다. 

◇ 우크라·러 첫 외무장관 휴전 협상, 진전 없이 종료

이날 터키 남부에서 열린 우크라·러시아 외무부 장관 첫 휴전 협상이 진전 없이 종료됐다. 이번 회담은 전쟁 발발 2주만에 열린 양국 첫 고위급 회담으로 휴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왔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 주재하에 터키 남서부 지중해 연안 안탈리아주에서 열린 이번 양국 외교장관 회담은 10일 오전 1120분(한국시간 오후 5시20분)부터 시작해 90여분간 진행됐다. 

드미트리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을 마치고 별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휴전에 대해 논의했지만 진전이 없었다"며 "어려운 회담이었다. 우크라이나는 '항복'하지 않았으며 '항복'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회담을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 작전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지속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거부하지 않지만 정상 간 만남은 (휴전 조건 관련) 세부 사항을 포함해 실질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협상 결과 민간인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 추가 조치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표단 역시 지난달 24일 전쟁 발발 직후 나흘만인 28일 벨라루스 국경에서 첫 종전 협상을 벌인 데 이어 이달 3일과 7일 등 세 차례 만났지만 '인도주의 통로'를 마련하는 것 외에 어떠한 진전도 이루지 못하고 끝이 났다.

한편, 미 정보기관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교전 규칙을 완화, 민간인을 향해 '무모할 정도'로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브릴 헤인즈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예상보다 강한 저항에 직면하자 민간인을 무모할 정도로 등한시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군사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교전 규칙(rules ofengagement)'을 완화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지난 6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의적으로 민간인을 공격하고 있다는 대한 '매우 신뢰할 수 있는 보고'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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