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비자물가 7.5% 치솟고 3월 연준 금리 '빅뱅' 위험

미국의 금리인상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훨씬 큰 폭으로 뛴 것으로 나오면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40년 만에 가장 강력한 물가의 뒷꽁무니를 쫓는 형국이다. 

뒤처진 연준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금리시계를 더 빠르고 강하게 당겨야 할 처지에 놓였다. 세계 최대 경제인 미국의 통화정책을 관할하는 연준이 물가안정이라는 최대 책무를 달성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회복하려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초기와 같은 극적 조치까지 취해야 할 수 있다. 

◇3월 금리 0.5%p 인상 확률 100%

당장 다음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50베이시스포인트(bp1bp=0.01%p)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거의 100% 확률이라고 시장은 확신했다. CNBC방송이 10일(현지시간) 인용한 CME그룹의 금리선물지수에 따르면 3월 연준이 금리를 50bp 올릴 확률이 거의 100%로 가격에 반영됐다. 

이에 대해 로이터는 '뜨거운 인플레이션이 3월 연준의 금리인상 '대폭발(big bang)'의 가능성에 강한 시동을 걸었다'며 통화정책결정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앞으로 몇 주 동안 금리인상 폭을 놓고 격렬한 논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물가수치가 나온 10일 이전까지 다음달 당장 금리를 50bp 올릴 가능성은 다소 낮게 평가됐다. 하루 전만 해도 클리블랜드 연준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는 금리를 50bp 인상으로 개시하는 것에 대해 "설득력이 없다(not compelling)"고 봤다. 하지만 소비자물가가 전년비로 7.5%에 달하며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강하게 나오면서 분위기는 돌변했다. 

소비자 물가 수치 발표 직후 세인트루이스 연준의 제임스 불라드 총재는 블룸버그뉴스에 자신이 이제 "극적으로(dramatically)" 더 매파(긴축)적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불라드 총재는 지난주만 해도 메스터 총재처럼 50bp 금리인상 개시를 회의적으로 봤다. 

그러나 10일 불라드 총재는 다음달 FOMC에서 금리 50bp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그는 올봄 금리가 1%p 인상되기를 원한다며 3월은 물론 5월과 6월 FOMC에서도 긴축을 예고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불라드 총재 발언 직후 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50bp 금리인상 확률은 거의 100%로, 현행 제로(0~0.25%)수준의 미국 금리는 6월까지 1~1.25%, 연말 1.75~2.00%수준으로 전망됐다.

◇ 뒤처진 연준, 점진적 금리인상 폐기할까

월가에서는 뒤처진 연준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얼마나 빠르고 강하게 치고 나갈지에 촉각을 곤두 세우는 분위기다. 3차자산관리의 카림 바스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논리적으로 3월 금리 50bp 인상이 지지를 받고 있다"며 "연준이 점진적 접근방식을 폐기할지 여부가 가장 유의미한 질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글로벌리서치의 마크 카바나 미국 금리전략 본부장은 이제 금리 50bp 인상의 논리가 "설득력이 있다"(compelling)고 말했다. 자금조달 비용이 경제성장에 제동을 가하는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에서 금리를 당장 50bp 올려야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필요한 위치에 더 빨리 도착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들 역시 이날 투자 노트에서 다음달 연준이 50bp로 금리인상 주기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 금리를 50bp 올린다고 당장 미 경제성장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입을 모았다.

◇3월 FOMC까지 인플레, 고용 지표 남았다

하지만 연준이 향후 금리를 25bp씩 올리는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월가 이코노미스트들도 많다. 금리인상 사이클을 당장 크게 시작하기 보다 이후 상황에 따라 인상 보폭을 확대하거나 예상보다 양적긴축을 일찍 시작하는 것이 정책을 좀 더 안정적으로 끌고 나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제프리즈의 아네타 마르코우스카 최고 금융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25bp) 금리인상을 5회에서 8회, 10회로 높여 잡고 있다"며 "그러면서 스스로 잠재적으로 금융환경을 더욱 옥죄는 상황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흐름에 완전 뒤처져(way behind the curve) 많이 따라 잡아야 한다"면서도 "느리지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공격적이지도 않게 움직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애틀란타 연준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의 지난주 발언처럼 인플레이션이 조만간 스스로 식으면 연준이 금리인상 폭을 25bp로 고수해야 정책을 조정하기 훨씬 쉽다. 

게다가 금융시장이 지난 몇 개월 동안 상대적으로 이미 긴축적으로 변했고 연준이 만회해야 할 긴축도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라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다음달 15~16일 FOMC 이전까지 인플레이션과 고용 지표가 아직 남아 있고 연준 위원들은 이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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