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항원 '찜찜한 음성'에 PCR 요구 폭증…"PCR 우선 대상군 추가 검토"

"자가키트 모두 음성, 안심했더니 온가족 감염 우려"
위양성·위음성 우려 여전…당국 "체계 개편은 불가피"
 
새로운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가 시행 일주일을 맞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검사 결과를 못 믿겠다는 검사자들의 우려도 잇따른다.

신속항원검사는 정확도가 떨어지더라도 결과는 빠르게 알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제는 검사를 기다리고 결과를 알기까지 시간이 길어 "신속하지도 않고 데다 결과는 찜찜하다"는 의미에서다.

종전처럼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도록 해달라는 요구도 빗발친다. 이에 정부는 "체계 전환은 불가피했다"며 "PCR 검사 대상자 확대는 상황을 보고 필요하면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PCR 우선순위 대상자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3~5차례 신속항원검사 '양성' 안 나오는데 PCR에서 양성, 정부는 "감수한다"

전북 전주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지난 6일 일정 간격을 두고 총 3차례 코로나19 자가검사를 해봤다. 남편이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결과는 3번 모두 음성이었다.

A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를 기다렸다. 하지만 뒤늦게 나온 A씨의 PCR 검사 결과는 검사키트 결과와 달리 '양성'이었다.

A씨와 직장 동료들은 당장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다음 주간 일정을 모두 급히 취소하고, 지난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간 접촉했던 100여명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해야했다.

A씨 동료들은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해 받은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지만, 이 결과를 믿어도 되는 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도 PCR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되는 사례가 빈번한 데다 전문가가 아닌 자신이 스스로 검체를 채취하는 게 못 미덥다는 의견이 이어진다.

지난달 26~31일 6일간 광주, 전남, 경기 평택과 안성 등 4개 지역의 41개 선별진료소에서 진행된 8만4000건의 신속항원검사 결과 687건(0.8%)이 양성으로 나타났다.

이 중 PCR 검사에서도 양성이 나와 최종 확진된 경우는 523건(76.1%)으로 집계됐으나 이외 164건(23.9%)은 최종 음성이 나와 위양성(가짜양성)으로 확인됐다.

반대로 신속항원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온 8만3000건의 PCR 검사 결과는 집계되지 않았다. 하지만 전주에 사는 A씨처럼 양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가수 겸 뮤지컬배우 김준수와 개그우먼 홍윤화도 각각 신속항원검사를 5차례 했으나 여러 번 음성 판정을 받았고 이후 PCR 검사를 진행한 뒤에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의료계도 정확도와 위음성(가짜음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왔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신속항원검사 민감도가 41.5%라고 밝혔다. 음성을 받은 10명 중 6명은 실제 양성일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양성인 감염자의 신속항원검사 결과가 음성이 나오는 건 '극히 소수'라며 일부 위음성을 감수한다는 입장이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일부 위음성을 감수하겠다는 것은 일부 맞지만, 음성이라고 집에 갔더니 온 가족에 감염을 퍼트릴 수도 있다"며 검사 체계의 한계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들어 검사소에는 신속항원검사와 PCR 검사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고 있다. 그런데 신속항원검사 대기 줄은 길게 늘어진 반면 PCR 검사 대기 줄은 한산하다.

60세 이상 고령층이거나 확진자 동거인(밀접접촉자라는 확인문자를 받은 자) 등 소수의 고위험군만 즉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하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20~30분 소요되며 기다려야 한다. 양성이 나와야 PCR 검사를 받는다. 따라서 신속항원검사가 '오히려 느리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7일 오전 대구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선별검사소 대기 장소에서 방역복을 입은 보건소 근무자들이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신속항원검사에 대한 문의에 안내하고 있다. 2022.2.7/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방역 당국 "필요하면 PCR 우선 검사 대상자 추가하겠다"

신속항원검사를 오래 기다려야 받을 수 있고, 또 음성으로 나와도 국민 불안이 큰데 대안이 있느냐는 질의에 정부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우선 순위 대상자를 확대하겠다"고 10일 밝혔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선 순위 대상자를 조금이라도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여기저기에서 들어오고 있다. 여러 상황을 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폭증할 수요에 한정된 자원을 동원하려면 우선 순위에 따라 진행해야 한다"는 정부 방침을 인정하면서 "정부가 전체 PCR 검사 역량을 늘리려는 노력은 부족해보인다"고 지적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무증상자 대상 자가검사 시행에 대해 "지금은 자가항원검사가 아닌 PCR 검사를 더 적극로 시행하고, 의료인이 직접 시행하는 항원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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