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얼마나 가파른지…00년생 64만명→21년생 '20만명대'

작년 1~11월 출생아 24만명…연 20만명대 예상

인구감소시점 8년 앞당겨져…잠재성장률 '직격탄'

 

작년에 태어난 아이들의 숫자가 지금 20대 초반인 2000년생(64만명)의 약 40%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 현상이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는 경고음이 끊이질 않는다.

올해 우리 경제는 비교적 양호한 3%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나, 인구절벽에 가로막히는 시점이 머지않아 우려를 자아낸다. 국내외 기관들은 한국의 코로나19 이후 잠재성장률이 생산 인구 감소에 따라 급락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11월 누계 출생아 수는 244016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252696명)보다 8680명 감소했다. 최근 월간 출생아 수가 2만명 내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연간 출생아 수는 '역대 최소'로 쪼그라들 공산이 크다.

연간 출생아 수는 이로써 2년 연속 20만명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0년 기록된 출생아 수는 272337명으로, 사상 처음 20만명대로 주저앉았다.

1990년대 초반만 해도 대한민국의 연간 출생아 수는 70만명을 넘었다. 그러다 2000년 64만명, 2005년 44만명에서 2017년 30만명대로 추락했다.

통계청의 최신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출생아 수 하락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오는 2023년 23만명으로 떨어지고, 2070년에는 약 20만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총인구 감소는 이미 시작됐다. 통계청은 총인구 감소 시점을 2년 전 2029년으로 예측했으나, 지난달 최신 장래인구추계를 발표하면서 '2020년'부터 우리나라 인구가 감소를 시작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인구 감소 시점이 기존 예측보다 8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이후로도 우리나라 총인구는 현 5184만명(2020년)에서 향후 10년간 연평균 6만명 내외로 줄어든다고 통계청은 내다봤다. 이어 2030년에는 5120만명 수준으로 감소하고, 2070년에는 1979년 때의 인구인 3766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혼인 건수 감소세도 심상찮다.

지난해 1~11월 혼인 건수는 172748건으로 1년 전(191363건)보다 9.7% 급감했다. 연간 혼인 건수도 사상 처음 20만건 아래로 내려갈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가뜩이나 인구 수가 줄어드는 판국에 혼인마저 위축돼 출생아 수가 더욱 적어지면, 지난달처럼 인구 감소 추세가 당초 예상보다 가팔라질 수 있다.

인구 감소는 당장에는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10여년 뒤부터는 급격하게 체감되는 구조를 띠고 있다.

통계청 최신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우리나라의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20년 37379000명에서 꾸준히 줄어들어 2038년(29636000명)에 3000만명 선이 붕괴된다. 불과 16년 뒤 일이다. 이후 2062년(19855000명)에는 2000만명 아래로 낮아져 지금의 반토막 수준이 된다.

인구 감소는 사회 내 노동 투입량을 떨어뜨려 잠재성장률을 낮춘다. 투입량을 다시 늘리려면 여성·노인 등의 경제 참여를 확대하거나, 출산 확대로 인구 구조 자체를 손보는 대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11월 펴낸 재정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이 정책대응 없이 현 상황을 유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2030~2060년 1인당 잠재성장률이 현 2%대에서 연간 0.8%로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OECD 평균(1.1%)을 밑돌며, 캐나다와 함께 38개국 중 공동 꼴찌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부터 출생아 1명당 200만원 수준의 바우처와 영아수당 월 30만원을 지급하는 등 각종 복지로 저출산 기조를 완화하려 하고 있다. 여기에 육아휴직급여를 인상하고 '3+3 육아휴직제' 도입 등으로 부모 동시 육아휴직을 장려 중이다. 공공보육 확충과 다자녀 지원도 지속할 예정이다.

차기 대통령 후보들의 복지 경쟁 역시 치열하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부모급여'를 도입, 아이가 태어나면 1년간 매달 100만원씩 모두 1200만원의 정액 급여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육아휴직 급여액 현실화와 자녀 출산 시 부모 모두 육아휴직이 자동 신청되는 '자동육아휴직 등록제'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미 시작된 인구 감소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거나 정부의 한 발 늦은 대처에 정책 효과는 크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노동과 자본은 투입량 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성장 잠재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 효율성을 전반적으로 높여야 한다"며 "기업 규제를 개혁하고 세제 지원을 강화해 연구개발(R&D)과 기술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