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공순해씨 수필집 <빛으로 짠 그물>
출판기념회 찬사
공씨, “내 삶은 예비해주신 것에 제 의사를 조금 보탠 것”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회장 김윤선) 소속 수필가 공순해씨의 두번째 수필집 <빛으로 짠 그물>을 위해 10일 열린 출판기념회는 고뇌하고 갈등하는 한 인간의 변화와 실험, 그리고 작가 정신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날 오후 노스 시애틀 할리데이 인 호텔에서 한문협 월례회에 앞서 회원과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출판기념회는 작가 소개와 격려 및 축사, 작품 낭독, 작가 소감 등 다른 출판기념회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분명하게 느껴진 차이는 문인들이 주로 모인 기념회였던 만큼 세상에 얼굴을
내밀며 빛을 보게 된 한 권의 책에만 초점이 맞춰지기 보다는 ‘문학’이란 큰 틀의 주제를 함께 나누는 형식이었다는 점이다.
공씨가 ‘이슬’이라는 작품으로
제2회 ‘시애틀문학상’ 수필부문 대상을 받았고 이후 월간 <수필문학>을 통해 등단한 뒤 써온 50여 작품이 들어있는 이 책은 내용면에서는 작가를 관통하는 삶의
변화들이 느껴진다.
늘 짧은 머리에 원칙주의자처럼 보이는 체취에 걸 맞는 사색적이며 관조적 작품들에서부터
점차 신실한 종교인으로 절대자에 순종하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작품들로 일부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둠을 뜻하는 검은 표지에 하얀 제목을 단 것도, 책 제목을 <빛으로 짠 그물>로 정한 것도 현재 공씨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하나님’임을 보여준다.
그는 책의 머리말에서 “아들이 출판 제의를 했을 때 떠올랐던
‘우연히’, ‘마침내’ 등의 낱말들이
다른 말로 바꾸면 ‘신의 의사대로’라는 것을 배우게 됐다”며 “만복의 근원께 순종하기로 마음 먹었고, 그분이 예비해주신
것에 나의 의사를 조금 더 보태는 것이 곧 나의 삶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김윤선 문인협회장은 “공 선생님의 작품에선 끊임없는 자아실현을
통해 탄생된 깊은 감동이 묻어 나오고 새로운 수필세계를 구축하려는 작가 정신이 돋보인다”고 평했다.
협회 김학인 고문 역시 “공씨는 한문협 수필분과 위원장을 맡아왔으며 신선한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사색을 통해 독자들에게 여운을 남기는 작품을 써왔다”며 “넓은 뜰을 가로와 세로로 가로지르며 또 다른 기법으로 실험 정신이 강한 창작 활동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공씨가 펴낸 이번 수필집은 시애틀 한인사회 출판 문화에도 강한 실험정신의 새로운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는다. 아들 공민석씨가 출판사 ‘Little Teddy Books’를 설립했고, 편집도 스스로 한 뒤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의 인쇄시설을 빌려 출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