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욕심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열렸다. 대한민국
전국 바디빌더 대회에 나가 우승을 한 85세의 청년을 보았다.
옛날
같으면 지팡이에 의지해야 할 나이에 피가 펄펄 끓는 젊은이들을 제치고 우승을 한 나이가 85세라면 보지 않은
사람은 믿지를 못할 것이다.
그렇다 모든 사람들은 다 이렇게 건강하고 또 오래 살기를 원한다. 그런데 정작
우리들은 장수하는 길은 스스로 외면하면서 오래 살기만을 기대하는 어리석고 이율배반적인 삶을 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욕심이다. 욕심은 장수의 적이다. 더욱이 영원을 사는
길을 가로 막는 가장 무서운 걸림돌이다. 이 욕심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죄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은 경고하고 있다.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느니라”(로마서6:23)고 말이다.
더 희한한 것은 나이가 들어가면 욕심도 따라서 늘어난다는 것이다. 그 긴 세월
동안 살아오면서 산전수전 다 겪어 보았으련만, 그리고 세상 이것저것 다 가지고 누려도 보았으련만 무슨 미련이
그리도 많은지 더 가지지 못해 안달이다.
그래서 혹자는 “욕심이 많아지고, 말이 많아지고, 짜증이 많아지면
이미 늙은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욕심이 딱히 늙은이들에게만 많은 것은 아니다. 이성적인 통제가
아직 안돼서 그렇겠지만 3살 먹은 어린 아이들도 분에 넘치는 욕심으로 가득한 것을 보게 되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욕심이 도를 넘긴 안타까운 사건이 최근 발생했다.
지난 6월 중순 리비아 해안에서 이주민을 태운 고무보트가 침몰해 최소126명이 숨졌다고 언론들이 보도했었다. 생존자들에 따르면 이 고무보트는 리비아를
떠나 유럽으로 향하던 중 밀입국 브로커가 엔진을 떼 달아나는 바람에 가라앉고 말았다.
당시 고무보트에는 약130명이 타고 있었으며, 대부분 수단 국적이었다고 생존자들은 전했다.
생존자 4명은 수단 과 나이지리아 출신이 각각 2명으로, 지나가는 리비아 어선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아무리 자신의 유익이 귀하기로서니 남을 죽이면서까지 유익을 취할 수가 있을까? 그것도 그 불쌍한
난민들의 생명을 물 속에 수장하면서까지 말이다. 더욱이 이 사건은 백주대낮에 일어났고 소중한126명이라는 생명은 사라지고 말았다.
이 사건을 보면서 지금 우리들이 살고 있는 욕심에 찌들은 세상의 현주소가 아닌가 싶다.
우리들의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욕심이 이처럼 사건이 되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은 우리
내면에도 남의 생명보다는 자신의 호주머니가 더 급한, 그런 수양되지 못한 욕심이 가득 차 있는지도 모르겠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석 달 동안 대한민국 배우이자
인기드라마 <대장금>의 장금이 역을 맡았던 이영애씨가 불쌍한
이웃들을 위해 4억 5,000만 원을 희사했다는 보도를 읽었다.
이처럼 적극적으로 남을 돕지는 못할망정 자신의 유익을 위해 남에게 해를 끼치는 정도의 삶은 살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많은 등록금을 들여 공부를 하며 소중한 시간을 쪼개어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보다 더 나은 삶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 아니겠는가? 아무리 100세 시대라지만 대부분의 인생은 100연도 안 되는 짧은 것이다. 단 한 사람도 예외 없이 정해진 시간 안에 다 이 세상을 떠나게
되어 있다.
잘 사는 것보다 바로 살아야 한다. 짧고도 허무한 생을
허덕이다가 결국은 떠나야 하는데 그 삶이 욕심으로 채워져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