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리너스와 1년 계약 끝나…매리너스
재계약은 반반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올 시즌을 활약했던 이대호(34) 선수가
시애틀을 떠났다.
가족 등에 따르면 이대호 선수와 부인 신혜정씨, 딸 효린양은
물론 지난 3월 시애틀에서 태어난 아들 예승군 등 가족은 30일
시택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소속 여객기를 이용해 한국으로 귀국했다. 이대호 선수는 당분간 부산 집에서
머물면서 자유계약선수로서 다음 봄 어디로 진출할지 고민한 뒤 도전에 나서게 된다.
돈과 명예를 모두 버리고 지난 2월 초청 선수 자격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초청선수 자격으로 스프링 트레이닝 참가를 위해 미국으로 왔다 3월 시애틀 매리너스와 1년 단기 계약을 맺은 뒤 8개월만에 한국으로 돌아간 것이다.
이대호 선수는 매리너스에서 주전으로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키기 충분한 인상을 남겼다. 개막 엔트리 확보도 어려운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진입에 성공했고, 팀내 주전 1루수 아담 린드와 플래툰 시스템으로 경쟁을 벌였다.
올해 첫 메이저리그 도전에서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3(292타수 74안타)
14홈런 49타점 33득점 20볼넷 OPS(출루율+장타율) 0.740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이후 신인 시절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백업 선수로 나선 성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이대호는 시즌이 끝나면서 시애틀과 계약이 만료돼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풀렸다. 이대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대략 3가지로 분류된다. 메이저리그에 계속 남아 두 번째 도전을 하느냐, 아니면 일본 프로야구
혹은 KBO리그로 복귀를 하느냐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이대호의 선택은 메이저리그 잔류다. 첫 도전에서
메이저리그 맛을 봤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 비중을 두고 훈련을 했다.
또 팀내 상황도 자신의 진가를 뽐낼 형편이 아니었다. 시애틀과의 재계약 혹은 타 구단의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내년에 다시 메이저리그에 남는다면 진짜 도전인 셈이다. 하지만 올해처럼 주전 보장이 힘든 상황이라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잔류에 무게가 실리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이대호는
누구보다 가족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이대호의 아내와 두 아이는 미국 시애틀 현지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있고, 이제 막 적응을 시작했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두 번째 선택은 일본 프로야구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대호는 지난해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영웅이었다. 팀을 일본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한국인 최초로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올해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의 공백을 채우지 못하고
일본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현재 소프트뱅크의 러브콜은 열려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소프트뱅크는 이대호에게 3년 18억 엔(약 198억원)을 제의했다. 돈과 명예를 모두 쥘 수 있는 곳이 바로 일본 무대다.
다만 이대호의 KBO리그 복귀는 사실상 가능성이 거의 없다. 부산 출신의 이대호가 국내로 눈을 돌린다면 상징성을 지닌 롯데 자이언츠로 가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건재한 이대호가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 모두 계약이 불발됐을 때의 마지막 경우의 수다.
시애틀 매리너스가 이대호와 정식 계약을 할 가능성은 반반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년 계약이 끝난 만큼 이번에 계약을 해야 할 경우 3년 정도의
계약을 해야 하는 형편인데 큰돈을 들여 이대호와 계약을 해야 할 지는 고민거리다.
매리너스는 1루수 자리에 이대호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큰돈을 써가며
재계약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다 이대호 입장으로선 시애틀보다 많은 출장 기회를 얻을 수 있는
팀이 최우선 고려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