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 총재 취임 예정
지난 2011년 은퇴한 로버트 게이츠(70) 전 국방장관이 워싱턴DC에서의 분주했던 11년 공직생활을 접고 꿈에도 그리던 워싱턴주 스캐짓 카운티의 자택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
아침에 조깅하고 호수에서 보트놀이를 하고 근처에 사는 두 자녀 집도 방문하는 게이츠는 작년 여름 42년만에 처음으로 부인 벡키와 단둘이서 몬태나주의 글레이셔 국립공원에 직접 차를 몰고 다녀왔다.
오리건 코스트, 캘리포니아의 빅서, 캐나다 밴쿠버 아일랜드 등 비교적 가까운 거리인데도 그동안 엄두를 못 냈던 명승지들도 찾아다닐 계획이다.
하지만 게이츠가 20여년 전에 구입한 이 전원주택에서 노후생활만 즐기는 것은 아니다. 그가 집에 있을 때는 서가로 벽이 둘러쳐진 서재에 틀어박혀 책을 읽거나 쓰기 바쁘다.
실제로 집에 있는 시간보다는 자신의 저서 ‘의무: 전시 장관의 회고’ 를 홍보하기 위해 전국 각지를 여행하는 시간이 더 많다. 그는 올 여름 두 번째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국방장관에 앞서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냈고 텍사스 A&M 대학 총장도 역임한 게이츠는 오는 5월 미국 보이스카우트 연맹 총재로 취임한다. 그는 친형과 함께 이글 스카우트 출신이다. 그의 부친도 소년시절인 1918년 스카우트 유니폼을 입고 찍은 사진을 남겼다. 게이츠는 부인과 더 많은 노후시간을 보내기 위해 스카운트 총재직을 2년만 맡기로 했다.
게이츠는 스캐짓 밸리 헤럴드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보이스카운트 총재로서 우선적으로 할 일은 동성애자의 스카우트 가입 허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CIA 국장시절인 1991년 동성애자 직원 고용을 허용했고, 국방장관시절엔 동성애자들의 입대와 관련한 소위 ‘묻지 말고 대답하지 말라’는 정책을 누구나 성적취향에 관계없이 공개 지원할 수 있도록 허용했었다.
그는 미국의 18~25세 청년인구 가운데 4명 중 3명이 비만, 당뇨, 천식 등 건강문제로 군대에 지원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보이스카우트에서 좋은 성품과 리더십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을 방구석에서 야외로 끌어내 체력을 기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