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영사관, “방문목적과 불일치 판단 때문”
지난 4일 비자 없이 인천에서 대한항공편으로 시택공항에
도착한 한국 여대생 A(25)씨는 심사대에서 입국이 거부된 뒤 5일
강제 출국됐다.
대학을 휴학하고 현재 공무원 시험공부를 준비중인 A씨는
이날 한국을 방문한 사촌 언니 J(린우드 거주)씨와 함께
미국에 왔다가 시애틀 땅도 제대로 밟지 못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J씨는 “입국
심사관이 어떤 판단을 해서 동생을 강제 출국시켰는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가방 안에 있었던 공무원시험 준비 책이 문제가 된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최근 무비자로 시택공항을 통해 미국에 들어오려다 거부돼 강제 출국을 당하는 한국인들이 잇따르고 있어
입국 시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시애틀총영사관 등에 따르면 한미 비자면제프로그램(VWP)이
시행된 지 4년이 경과되면서 무비자로 입국하려는 한국인들이 계속 늘어남에 따라 입국심사도 까다로워져
서류상의 방문목적이 실제와 다르다고 판단될 경우 가차없이 출국명령을 내리고 있다.
A씨의 경우도 그녀가 20대
여성인데다가 취업관련 서적이 나오자 서류상 방문목적인 관광이 아닌 미국 내 취업이 실제 목적일 수 있다고 심사관이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 주 시택공항을 통해 입국하려던 한국 여중생 B양과 C양도 입국이 거부돼 강제 출국됐다. 이들은 미성년자인데도 어른 동반자가
없이 입국한 점이 관광 목적이 아니라 학교에 등록하려는 것으로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시애틀영사관의 최철호 영사는 “관광 목적으로 입국하는 무비자
한국인들 중 일부는 장기간 체류할 것처럼 짐을 꾸려오거나 취업 또는 진학 관련 서류 등을 가져와 방문목적이 다르다는 판단으로 강제 출국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그밖에 미국에 체류하며 신분변경 의도가 의심되는 경우도 입국이 금지된다. 특히 한국에서 오는 젊은 여성이나 혼자 여행하는 무비자 입국 여성들이 거부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무비자 프로그램을 악용해 미국에 입국한 뒤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거나 성매매에 연루됐다가 적발되는 한인 여성들이
늘면서 이들에 대한 입국심사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방문 때 체류기간을 넘겼거나 ▲비자규정을 위반했거나 ▲미국 비자 신청이 거부됐던 사실을
숨기고 입국을 시도했다가 적발될 경우도 강제 출국 조치가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