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착한 오빠, 시애틀 여동생 찾아와 만나
“중국에 있을 아버지와 어머니 찾는 게 꿈”
북한에서 헤어진 오누이가 16년 만에 시애틀에서 상봉해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주인공은 현재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30대 초반의 최근영(가명)씨와 시애틀에 살고 있는 20대 후반의 최서영(여)씨이다.
근영씨는 꿈에도 그리던 여동생을 만나기 위해 3년 전부터 한푼 두 푼 아껴 모은 돈으로 비행기표를
구해 지난 20일 시택공항에 도착한 뒤 여동생 서영씨를 만나 부둥켜 안고 재회의 눈물을 흘렀다.
이들은 “10대 때에 헤어져 너무 오랜 세월 동안 보지 않아 공항에서 만나면 서로 알아볼 수
없을 것 같았는데 피는 속일 수 없는 지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남매가 생이별을 한 것은 대부분의 탈북자들이 겪는 과정 속에서 이뤄졌다.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던 1990년대 말 이들 남매의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먹일 식량을
구해오겠다며 무작정 중국으로 떠났지만 돌아오지도 소식도 끊기도 말았다.
당시 10대 중반이었던 근영씨는 아버지를 찾아 중국으로 들어갔지만 아버지를 찾지도 못한 상태에서 자유의 나라 한국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얻어 한국으로 입국하게 됐다.
그는 당시 한국으로 가서 중국과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차례로 빼내온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결국 북한에서 남편과 아들을 기다리던 이들 남매의 어머니는 10년 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어 서영씨를
혼자 두고 중국으로 들어갔지만 역시 소식이 끊긴 상태다.
2년여동안 가족을 기다리던 서영씨는 혈혈단신
북한을 빠져 나와 중국으로 입국한 뒤 유엔난민기구를 통해 3년 전 미국으로 입국했다. 초기에 유타주에 정착했던 서영씨는 적응이 쉽지 않아 2년 전 미주자유북한인연합회(FNKAUS) 박철 회장의 도움으로 시애틀로 이주를 해와 현재는 직장 생활을 하며 잘 정착해가고 있다.
서영씨는 “미국에 정착한 뒤 한국에 있는 오빠를 찾게 돼 서로 연락은 하고 지냈지만 여러 형편상
오빠가 미국을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면서 “꿈에도 그리던
오빠를 만났으니 이제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둘 다 미혼인 이들 남매는 20여일 동안 시애틀에서 함께 보내며 중국에서 자유의 품을 그리워하며
헤매고 있을 부모를 찾는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다.
상봉을 주선했던 미주자유북한인연합회 박철 회장은 “이들 남매가 부모를 찾으려고 해도 비용이 만만치
않다”면서 “한인 동포사회에서 조그만 성의라도 보내주시면 이들이 간절한 소망인
부모를 찾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후원금은 은행 계좌(BANK OF AMERICA Account: 435005894349)에 입금하거나 수표를 써서 우편(수취인: FNKAUS 주소: PO
BOX 25354, Federal Way, WA
98683)으로 보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