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신 접종률, 세계 57위…바이든 '백신의무화' 꺼낸 이유

美 백신 접종자 수 지난 4월12일 기점으로 급감

바이든, 6대 계획으로 구성된 코로나19 대책 발표

 

"백신 미접종자들이 우리 모두를 희생시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9일(현지시간) 칼을 꺼내들었다.

AFP통신과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6대 계획으로 구성된 코로나19 대책을 발표하면서 "백신 접종은 자유의 영역이 아닌 자신과 주변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6대 계획에는 연방 직원의 백신 접종 의무화가 포함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월 코로나19 대책 발표 당시 연방정부 직원의 경우 백신을 접종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마스크 착용 및 정기 검사 등 선택권을 줬었다.

이번 조치에는 연방 직원뿐 아니라 연방정부와 거래하는 모든 일반인도 포함된다. 이 조치로 영향을 받는 인원이 약 250만명이 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이밖에도 1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는 민간 기업들을 대상으로 모든 근로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하거나 코로나19 검사를 매주 받도록 의무화했고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 자금 지원을 받는 모든 의료시설 종사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요구했다.

올해 미국 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추이.(CDC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바이든 대통령이 사실상 백신 접종 의무화 카드를 꺼낸 이유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음에도 백신 접종률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미국의 전체 인구 대비 코로나 19 백신 접종률은 52.3%로 전세계 57위에 불과하다. 올 초 가파르게 상승하던 백신 접종자 수는 지난 4월12일을 기점으로 급감했다.

반면 백신 공급 차질로 접종 초기 접종률이 한자릿수에 머물던 대부분의 유럽국가들은 이미 미국을 제쳤다.

인구의 8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포르투갈은 물론이고 스페인과 벨기에, 프랑스 독일, 영국,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이 모두 접종률 60%를 넘기고 있다.

미국의 백신 접종자 수가 유럽국가들에 뒤쳐지는 이유는 인구 통계 구조의 차이와 정치·문화적 차이 때문이라고 미 온라인 언론 VOX가 분석했다.

우선 미국은 유럽 국가들보다 백신 접종 대상자가 아닌 젊은층이 많이 분포한다. 한 예로 독일 인구의 약 16%가 18세 미만인 반면 미국 인구의 약 22%는 18세 미만이다. 12세 미만의 어린이들이 미국에서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이것은 부분적으로 백신 접종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나 인구 통계 구조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두 대륙의 정치·문화적 차이다. 그동안의 미국이 전염병 대응을 해왔을 때처럼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정치적 노선을 따라 양극화 되었다.

카이저 패밀리 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원 86%가 백신을 맞았다고 답한 반면 공화당원 54%만이 백신 접종을 받았다고 답했다. 공화당원 다섯 명 중 한 명은 백신을 '절대' 접종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저 가족 재단의 조쉬 마이클 부이사는 "백신을 둘러싼 이러한 정치적 분열은 미국 내 백신 접종률이 유럽 국가들에 뒤처지는 데 기여했다" 주장했다.

백신 접종이 더뎌지면서 미국 사회는 지난 두 달 동안 확진자수가 급증하는 등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 미국의 하루 평균 코로나19 관련 사망자 수는 지난 7월 초 200명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현재는 1000명을 웃돌고 있다. 일일 확진자수도 13~15만명 수준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강한 어조로 말하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사실상 의무화한 이유도 전염병 관련 피해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조치가 코로나19 확산을 막을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싶다.

미국 코로나19 확진자 추이<출처: CDC> © 뉴스1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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