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바이든 생명 구했던 통역사도 아프간 탈출 실패

“바이든 대통령님 나를 잊지 마세요. 저와 가족을 구해 주세요”

13년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 아프가니스탄을 순시하다 조난당했을 때 그를 구했던 통역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SOS를 쳤으나 결국 아프간 탈출에 실패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13년 전인 2008년 2월 21일 미국 상원의원 3명을 태운 헬리콥터가 아프가니스탄 산악지역에서 눈폭풍을 만나 불시착했다.

당시 헬기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존 케리, 척 헤이글 등이 타고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 분쟁지역 시찰 과정에서 이 사고를 당했다.

전직 군인 출신으로 구성된 사설 보안팀이 인근 탈레반 전사들을 감시하며 바그람 기지에 긴급 구조요청을 보냈다.

이 때 현지인 베테랑 통역사 프사키 모하메드도 구조팀에 합류해 전술차량 험비에 올라탔다. 이들은 눈보라를 뚫고 조난자들을 찾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헬기는 당장 작동이 어려운 상태였다.

긴급 수리를 통해 헬기는 다시 작동했고, 바이든 일행은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 당시 모하메드는 아프간 군인들과 함께 영하의 기온임에도 30시간 동안 상원의원들을 보호했다. 

그런 그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구조를 요청했다. “대통령님 나를 잊지 마세요. 저와 가족을 구해주세요.”

사실 그는 특별이민비자(SIV) 신청 대상이었다. 그러나 그가 근무했던 방위산업체 계약자가 일부 서류를 분실해 비자 발급이 중단됐다.

모하메드는 지난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뒤 무작정 공항을 찾았다. 하지만 미군은 모하메드의 출입만 허용했고, 아내와 4명의 자녀는 막았다.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전우들이 미 의원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그는 끝내 탈출에 실패했다. 미군이 전날 카불에서 마지막 비행기를 띄웠을 때 은신처에 숨어있던 모하메드는 WSJ에 연락해 “집을 떠날 수 없다. 너무 무섭다”고 말했다.

2008년 대선에서 부통령에 출마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외교의 전문가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아프간 헬기 사고를 자주 언급했었다. 하지만 백아관은 모하메드와 관련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WSJ은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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