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황혼의 찬가
- 21-08-30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황혼의 찬가
우리의 육신은 세월을 따라 노쇠하기 마련입니다. 그 순리를 따라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외모를 조금이라도 젊은 상태로 유지하고 싶어서 사람들은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마는, 그 순리를 거역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그 변화에 순응하면서 나이의 리듬을 따라 시의(時宜) 적절한 의미와 보람과 즐거움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철따라 변해가는 자연에서 4계절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즐기며 노래하듯이, 인생도 젊음의 찬가가 있는가 하면 중년의 즐거움과 노래가 있고 노년에는 저녁 노을처럼 고운 황혼의 찬가가 왜 없겠습니까. 그리고 우리의 노약해가는 육신 안에는 정신과 영혼이 알차게 여물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이처럼 황혼의 찬가를 부를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죽음의 문제입니다. 죽음을 절망과 허무라고만 생각하는 인생관을 지니고 있는 한, 우리는 종교적 신앙에 의해서나 철학적 사고를 통해서나 과학적 이론이나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거나 그 어떤 길을 통해서든지 그 문제의 해답을 찾지 못하고는 절대로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황혼의 찬가를 부를 수가 없습니다. 절망과 허무의 강이 우리 앞에 가로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 죽음의 문제를 긍정적으로, 그리고 소망적으로 해결지어줄 종교의 문은 언제든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그리고 노년이 극복해야 할 것은 노욕입니다. 노년으로서 식탐(食貪)이나 성애(性愛)에 집착한다는 것은 품격 이전에 건강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내어놓고, 베풀고 떠나야 할 나이에 재물에 지나친 애착을 갖는 모습은 노년을 더욱 초라하게 만듭니다. 모든 것을 후진들에게 물려줘야 할 때임에도 직책이나 지위에 연연하면서 남들이 끌어내릴 때까지 그 명예욕에 매달리는 태도는 참으로 보기에 민망스럽습니다. 이러한 모든 노욕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진정한 황혼의 찬가를 부를 수가 없을 것입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좋아지는 것이 많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연륜이 깊어갈수록 지혜가 더해지는 것이고, 신념이 강해지는 것이고, 종교인들에게는 신앙심이 더욱 돈독해지는 것입니다. 노년에게 주어지는 그 갚진 인력의 광채를 적절히 발하며 살아가기만 한다면 노년은 결코 피하고 싶은 때가 아니라 오히려 맞이하고 싶고 누리고 싶은 황금기가 될 수도 있고 또 되어야 하리라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노년은 광야 와도 같은 인생의 여정에서 겪어온 온갖 풍랑의 시련을 거치면서 정금화(精金化)된 소중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인격적으로 성숙된 노인이 후진들에게 10마디의 잔소리보다 하나의 소중한 삶의 지혜를 안겨줄 수 있고, 10번의 간섭보다 하나의 꿋꿋한 신념을 심어줄 수 있고, 10번의 꾸중보다 하나의 성숙된 신앙의 모범을 보일 수 있다면 그 노년은 일생 중 가장 아름답고 보람찬 생의 무대를 장식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다음과 같은 성경 말씀에 꼭 부합되는 삶을 엮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낙심하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겉사람은 낡아지나 우리의 속 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다.(고후 4:16)”
독일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백년을 살거든 백년을 배워라. 그래도 인간은 어리석게 죽느니라.”
공자님은 나이 70이 되어서는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아도 법이나 도덕률에 어긋남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 분이 70대에 누린 법과 도덕으로부터의 자유함은 젊음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지점입니다. 오직 정신적, 영적 성장을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노년만이 깨달아 누릴 수 있는 특전입니다.
성경은 노년을 값있게, 백발이 영광스럽게 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황혼의 찬가를 부를 수 있는 사람이 황혼 이후의 영원한 세계까지도 노래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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